한국프로골프협회(KPGA)의 진통이 해를 넘기고 있다. 지난해말 두 파로 나뉘어 회장 선거에서 격돌했는데 이번에는 외부인사 영입을 놓고 또 대립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KPGA는 이명하 회장(55)을 새 수장으로 선출했다. 하지만 이 회장을 뽑은 이유는 외부인사 영입을 약속 때문이었다. 류 진 풍산그룹 회장을 등에 업고 선거에 나섰지만 류 회장은 본인의 뜻과 다르게 선거가 과열되면서 고사했다. 이후 이명하 회장측은 대안없이 류 회장을 설득하겠다며 허송세월 했지만 소득이 없었다.
답보 상태에서 지난 겨울 이 회장은 주니어 골퍼들을 이끌고 3개월 가까이 레슨을 위한 전지훈련을 다녀왔다. 행정 공백 사태가 벌어졌다. 이후 이사회에서도 외부인사 추대를 놓고 격론이 계속됐다. 지난달 29일 이사회 이후 KPGA는 두 파로 나뉘어 대립중이다.
이명하 회장을 따르는 측과 임진한 프로를 중심으로 한 반대파.
이명하 회장은 안상수 전 인천시장을 밀고 있다. 임진한 프로측은 전윤철 전 감사원장을 회장 후보로 내세웠다. 오는 14일 이사회에서 후보 발표를 할 예정이었으나 이미 소문이 쫘악 퍼진 상태다. 후보들의 자질에 대해선 양측 모두 수긍하고 있지만 과정에 대해선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특히 이명하 회장은 애매모호한 일처리로 의혹을 사고 있다. 외부인사를 영입한 뒤 백의종군 하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최근 한국프로골프투어(KGT) 사장에 자신의 이름을 올렸다. 선거 당시 류 진 회장의 대리인(?) 자격으로 출마했는데 다른 욕심이 있는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또 안상수 전 시장의 프로필을 이사회에서 내놓을 때 필요 이상으로 경력을 부풀리기도 했다. 안 전 시장의 프로필에 '송도 잭니클라우스 골프장 실질 소유자'라는 표현을 명기했다. 이는 사실이 아니다. 단순 실수라고 하기엔 오해 소지가 너무 크다. 문제가 되자 서둘러 프로필 문건을 회수하기도 했다.
전윤철 전 감사원장의 경우 모 방송국 고위층과 친분이 두터운 사이라는 점 때문에 말이 나온다. KPGA가 필요 이상으로 방송 중계권을 놓고 휘둘릴 수 있다는 얘기다.
누가 됐던 간에 지난해 선거 당시 취지였던 대회를 직접 주최하거나 유치할 수 있는 기업가는 아니다. 정치관료 출신이 대회 유치 능력은 충분하다고 해도 본질과는 차이가 있다.
이런 상황에서 협회는 올시즌 일정조차 짜지 못하고 있다. 협회는 이사회가 끝난 뒤 29일 총회까지는 회장 선출과 시즌 일정을 마무리할 참이지만 쉽지 않아 보인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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