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선은 괜찮았는데, 투수들이 많이 아파서…"
까맣게 그을린 KIA 선동열 감독의 표정이 순간적으로 어두워졌다. 두 달간의 스프링캠프를 마치고 지난 13일 선수단과 함께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한 선 감독에게 스프링캠프의 성과를 물은 뒤였다. 지난 1월 중순부터 미국 애리조나와 일본 오키나와를 거친 KIA의 스프링캠프는 선수단은 물론, 선 감독에게도 하나의 시험무대였다. 새로운 팀에 다시 자신의 색깔을 덧칠한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기 때문이다.
'대체적으로 만족'. 선 감독의 평가다. 완전히 만족스럽지 않고 '대체적'으로라는 단서조항이 붙은 이유는 바로 캠프 후반에 주요 투수들이 아팠기 때문. 좌완 선발후보였던 양현종을 시작으로 마무리 경쟁을 펼치던 김진우와 한기주, 그리고 좌완 심동섭과 사이드암 손영민 등 불펜진까지 무려 5명의 주요 전력 투수들이 쓰러졌다.
선동열 감독은 "야수들은 아픈 사람없이 모두 캠프를 잘 소화해냈다. 기량의 발전이 상당히 이뤄졌다"면서 "하지만, 투수들이 많이 아파서 좀 걱정이 된다. 정규시즌 때까지 얼마나 돌아올 수 있을 지 봐야한다"고 말했다. 결국 '부상파' 투수들이 돌아와야 선 감독의 마음속 짐이 줄어들게 된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이들 '부상파'들은 언제쯤, 그리고 누구부터 다시 1군 전력으로 돌아오게 될까.
현 시점에서 가장 빠른 회복세를 보이는 것은 한기주다. 한기주는 지난 2월초 어깨통증이 생겼지만, 오키나와 캠프를 끝까지 완주했다. 그 결과 다시 밸런스를 회복해 피칭을 재개했다. 선 감독은 "오키나와 캠프가 끝날 때쯤 한기주가 시범경기에 나설 수 있을 것이라는 보고를 받았다"며 기대감을 보였다. 한기주는 늦어도 시범경기 막판, 즉 3월말 쯤 실전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김진우 역시 현재 어깨 상태가 완전히 회복돼 피칭에 들어갔다. 지난주 70m 롱 캐치볼을 소화한 김진우는 하프피칭과 불펜피칭을 단계적으로 앞두고 있다. 본인은 "시범경기 막판 쯤이면 경기에 나갈 수 있을 것 같다"며 자신감을 보인다. 모든 과정이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김진우와 한기주가 동시에 실전에 나설 수도 있다. 사이드암 손영민 역시 김진우와 비슷한 페이스로 몸을 만들고 있다.
좌완 심동섭도 오키나와 캠프 막판에 하프피칭까지 소화했다. 심동섭은 "하프피칭을 했으니 이제 곧 불펜피칭이나 시뮬레이션을 거칠 것 같다. 몸 상태는 현재 매우 좋다"고 말했다. 어찌보면 심동섭이 김진우나 한기주보다 더 먼저 실전에 나서게 될 지도 모른다.
하지만, 양현종의 모습은 정규시즌 개막 후 시간이 조금 더 지나야 볼 수 있을 전망이다. 부상파 가운데 가장 부상 정도가 심각했던 양현종은 지난주부터 가벼운 캐치볼을 시작했다. 일단 회복은 매우 순조롭다. 그러나 부상 정도가 약간 심각했기 때문에 더 천천히 공을 들이는 상황이다. 아직은 재활과 연습과정이 많이 남아있지만, 빠르면 6월쯤 그의 모습을 실전에서 보게될 수도 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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