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um App

Experience a richer experience on our mobile app!

이종범의 활약에 담긴 KIA공격의 핵심키워드

by 이원만 기자
지난 1월31일 미국 애리조나주 서프라이즈 '캔자스시티 로열스 콤플렉스'에서 진행된 스프링캠프에서 이종범이 타격 연습을 하고 있다. 그의 자세와 시선을 보면 의식적으로 밀어치는 데 집중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서프라이즈(애리조나주)=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Advertisement

KIA 선동열 감독은 "올시즌 KIA가 팀타율 1위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팀의 최고참 이종범이 그에 대한 해답을 보여줬다.

Advertisement

한국 나이로 43세. 팀의 최고참일 뿐만 아니라 현역 프로야구 선수 가운데에서도 최고 베테랑인 이종범은 예전만큼의 힘과 스피드를 내지 못한다. 그러나 그에게는 누구보다 많은 경험이 있다. 젊고 힘있는 선수들에게는 없는 자산이다. 그런 경험을 바탕으로 이종범은 선 감독이 원하는 이상적인 공격의 방향성을 정확히 꿰뚫고 있다.

그리고 말이 아닌 실천으로 그에 대한 정답을 후배들에게 제시했다. 18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SK와의 시범경기에서 이종범이 보여준 타격에는 선 감독이 구상하는 KIA 공격의 핵심 키워드 두 가지가 담겨있다.

Advertisement

핵심 키워드 1 : 밀어쳐 주자를 보내라

이종범은 이날 9번 우익수로 선발출전해 6회까지 세 차례 타석에 나왔다. 결과는 3타수 2안타 1타점의 알토란같은 활약. 기록상의 활약도 뛰어났지만, 더 주목해야하는 부분이 있다. 이종범이 세 번의 타석에서 보여준 타격의 내용이다.

Advertisement

1-0으로 선취점을 뽑은 2회초 1사 만루. 타석에 들어선 이종범은 SK투수 박종훈의 4구째를 가볍게 밀어쳐 우익수 앞에 떨어지는 적시타를 때려냈다. 승기를 KIA쪽으로 확 끌어당긴 귀중한 타점. 이어 4회초 2사 후 두 번째 타석. 이번에는 임치경의 5구째를 또 결대로 받아쳐 중전안타를 만들어 내 연타석 안타를 기록한다. 마지막 타석인 6회초 2사 후에는 박정배의 3구째를 쳤는데, 중견수에게 잡히고 말았다.

이 세 번의 타석에서 주목해야 할 부분은 타구의 방향이다. 중견수쪽 두 개와 우익수 쪽 한 개. 이종범의 모든 타구는 투수와 중견수를 잇는 센터라인을 중심으로 우측을 지향했다. 우타자인 이종범이 상대 투수의 타구에 힘으로 맞서지 않고, 가볍게 밀어쳤다는 증거다.

Advertisement

'밀어치기'는 애리조나 스프링캠프부터 선 감독과 이순철 수석코치가 팀 타자들에게 지속적으로 강조한 부분이다. 투수가 던진 공의 변화에 휘말리지 않으면서 가볍게 결대로 밀어치게 되면 타구는 우타자의 경우 센터라인에서부터 우측으로 형성된다. 이런 타구를 많이 만들어낼 수록 변화구 대처능력이 향상되고, 또한 누상의 주자를 진루시킬 가능성이 커진다. 자연스럽게 팀 공격의 짜임새도 향상될 수 있다.

핵심 키워드 2 : 나를 버리고 팀을 살린다

이종범은 이날 경기 후 두 가지 중요한 말을 했다. "이제 예전만큼의 배트 스피드나 파워가 나오지 않는다. 때문에 되도록 방망이를 짧게 잡고, 가볍게 치려고 한다". 솔직한 자기반성이자 현실인식이다. 화려했던 과거는 접어두고, 현재 자신에게 가장 적합한 형태의 스윙 방법을 찾아낸 것이다. 이로 인해 이종범은 마흔이 넘은 나이에도 상대 투수들에게 까다로운 타자로 남아있을 수 있었다.

이어 이종범은 "어떤 상황에 나가게 되든 팀에 보탬이 되려고 한다"고도 했다. 그는 늘 '팀'을 먼저 말한다. 때문에 타석에서 개인 성적에 대한 욕심은 버리고, 팀 공격을 극대화할 수 있는 식으로 스윙을 하는 것이다.

선동열 감독이 원하는 것이 바로 이런 '팀을 위한 희생정신'이다. 애리조나와 오키나와 캠프에서 선 감독은 "개인성적도 중요하겠지만, 타자들이 상황에 맞게 공격을 해야한다"고 했다. 캠프를 마친 선 감독이 올시즌 타자들에게 큰 기대를 건 것은 부상이 없어서이기도 하지만, 선수들이 착실히 그 말을 따라주려 노력했기 때문이다. 선 감독이 '팀타율 1위'라는 공약을 자신있게 내걸 수 있던 배경도 타자들이 캠프를 통해 코칭스태프가 강조하는 '팀워크'와 '희생정신'의 가치를 깨달은 덕분이다. 베테랑 이종범이 그 해답이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