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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우규민, "선발, 마무리 아쉬움 없다"

by 이명노 기자
LG 우규민(왼쪽)은 중간으로 보직을 이동한 데 대해 "리즈 앞에서 내 역할을 하겠다. 올해는 다시 1군에서 던지는 시간"이라고 했다. 20일 두산전에 앞서 진행된 훈련 때 우규민과 리즈가 대화를 나누고 있다.조병관 기자 rainmaker@sportschosun.com/2012.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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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즈 앞에서 잘 던지면 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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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규민은 올시즌 LG의 마무리 후보였다. 2007년 30세이브를 올린 그만한 투수가 없었다. 경찰청에서 다승과 방어율 1위를 휩쓸며 선발로 변신했지만, LG는 뒷문단속이 급했다. 하지만 김기태 감독의 최종선택은 160㎞의 강속구를 뿌리는 리즈였다. 한때 '마무리 확정'이라는 말까지 나왔던 우규민은 리즈 앞으로 이동하게 됐다.

우규민은 시범경기 첫 경기였던 지난 17일 잠실 삼성전에서 또한번 리즈에게 밀렸다. 그는 3-8로 크게 뒤지고 있던 9회 1사 후 마운드에 올랐다. 불펜에서 몸을 풀 때부터 관중석의 환호성에 살짝 들떴다고. 2년간의 공백 끝에 돌아온 잠실구장에서 팬들의 목소리를 들으니 그럴 만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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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운드에 올라갈 때도 환호성은 계속 됐다. "아, 내가 잠실에 돌아왔구나"라는 마음이 들었다. 하지만 자세히 들어보니 관중들이 연호하던 이름은 '우규민'이 아니었다. 관중들은 우규민 앞에서 공 4개로 이승엽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운 리즈를 외치고 있었다. 155㎞의 강속구로 만든 삼진쇼였으니 그럴 만도 했다. 리즈가 덕아웃으로 들어간 뒤에도 환호성은 끊이지 않았다.

우규민은 크게 개의치 않고 삼진과 3루 땅볼로 두 타자를 깔끔하게 잡아내며 이닝을 마쳤다. 리즈만큼은 아니었지만, LG 팬들은 돌아온 우규민에게 긴 박수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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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규민은 당시 상황을 떠올리며 "앞으로 잘 하면 그런 일도 없을 것"이라며 웃었다. 중간으로 확정된 보직에 대한 아쉬움은 없을까. 그는 "사실 마무리, 아니면 선발을 할 것 같긴 했다. 하지만 코칭스태프의 선택이라면, 그게 더 좋은 판단"이라며 "리즈 앞에서 던지는 역할에 충실하겠다. 어차피 최근엔 선발이 아닌 불펜에서 나오는 걸로 몸을 만들었기에 괜찮다"고 말했다.

최종 결정된 보직, 올시즌 목표는 무엇일까. 우규민은 "올해는 다시 1군에서 공을 던지는 시간이라고 본다. 1군에서 내 역할을 하는게 목표"라고 답했다. 담담해진 이유가 있었다. 우규민은 투수조에서 중고참 반열에 접어들었다. 아직 20대지만, 전역 후에 위치가 확 바뀌었다. 그는 "예전엔 내가 인사드리는 선배가 많았다. 하지만 이젠 나한테 인사하는 후배가 더 많아졌다"며 "책임감이 커졌다. 내가 먼저가 아닌, 팀이나 동료 선후배들을 먼저 생각하게 됐다"고 했다. 대화 내내 한층 성숙해진 모습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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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규민은 경찰청에서 서클체인지업을 장착했다. 떨어지는 변화구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낀 뒤 얻은 결과물이다. 또한 실전에서 투구동작도 살짝 바꿨다. 시범경기 때 만난 삼성 선수들이 연신 "너 달라진 투구폼 적응 안되더라"고 했을 정도. 투구시 왼발을 들었을 때 바로 내딛지 않고, 한박자 쉬고 내딛는 게 핵심이다.

하지만 실전에선 쓰기 힘들 전망이다. 바뀐 동작은 와인드업으로 던질 때 적용되는데 주자가 있으면 무용지물이기 때문. 우규민은 "사실 히든카드 중 하나였는데 실전에서 많이 못 쓸 것 같다. 아무래도 현재 보직 상 주자가 있는 상태에서 올라갈텐데 그땐 못 써먹는다"며 "중간으로 가면서 아쉬운 부분이 딱 그것 하나"라며 웃었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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