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 '돌부처'란 별명이겠는가. 오승환이 예방주사를 맞았으니 오히려 타자들이 더 큰일난 것 같다.
22일 목동구장. 넥센과 삼성의 시범경기에 앞서 훈련을 마친 오승환을 만났다. 지난 수년간 보아온 오승환은 홈런 한방에 신경쓸 선수가 절대 아니다.
그래서 일부러 "홈런 참 잘 맞은 것 같다"고 말을 걸었다. 오승환은 하루전인 21일 SK와의 문학구장 시범경기에서 무명선수인 안정광에게 좌월 2점홈런을 허용했다. 지난해 5월20일 대구구장에서 두산 손시헌에게 솔로홈런을 맞은 뒤 공식경기에서 허용한 첫 홈런이었다. 홈런에 앞서 박재상에게 동점 적시타도 허용했다.
10개월여만에 공식경기 블론세이브와 피홈런을 기록한 것이다. 지난해 47세이브에 방어율 0.63을 기록했던 오승환이기에 시범경기 첫 등판의 부진은 분명 사건은 사건이었다.
오승환은 씨익 웃으며 "저도 정말 그렇게(홈런을 잘 맞은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설명했다. "지금 공이 안 좋거나 구속이 안 나오거나 몸이 아프거나 한 상태가 전혀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홈런 맞은 것에 대해선 신경쓰지 않는다."
더 중요한 얘기가 이어졌다. 오승환은 "어떻게 보면 홈런 안 맞고 그냥 그대로 갔으면, (좋았던 것만 기억한 채) 작년의 상황이 그대로, 아무 생각없이 쭉 이어졌을 것이다. 홈런을 맞으면서 오히려 긴장하게 되는 계기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해 47세이브란 엄청난 기록을 세웠지만, 이같은 기록은 한편으론 마무리투수를 매너리즘으로 몰고갈 수도 있다. 오승환은 세이브 하나가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를 다시 느끼게 됐다는 뜻을 밝힌 셈이다.
삼성 류중일 감독도 이날 "박찬호가 홈런 맞아 화제가 됐고, 승환이도 홈런을 맞았고. 이거, 이슈가 될려고 홈런이 나온 것 같다"면서 웃었다. 전혀 걱정하지 않는다는 의미였다.
목동=김남형 기자 star@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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