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갯벌 야구장 어찌하오리까.'
프로야구 2012시즌 개막을 앞두고 시즌 초반 판도를 좌우할 복병이 생겼다.
이른바 '갯벌 청주구장' 딜레마다. 찔끔 내린 비에도 맥을 못추는 청주구장의 열악한 그라운드 사정 때문이다.
현재 진행중인 시범경기는 청주구장의 우려했던 문제점을 여실히 보여준 계기였다.
지금까지 청주구장은 총 8경기를 치르기로 했으나 우천으로 인해 3차례나 취소됐다.
이 가운데 2차례는 가랑비에 당한 경우다. 시범경기 첫날(17일)부터 우천취소로 시작했다. 이날 청주지역의 강우량은 3.5㎜에 불과했다. 오전 10시에 우천취소를 결정할 당시 비는 내리지 않았다.
하지만 밤새 찔끔찔끔 내린 가랑비로 인해 타석과 주루 레인 등 맨땅으로 된 그라운드가 배수 부실로 갯벌처럼 질퍽거려서 선수들의 부상이 우려되는 상황이었다.
24일 한화-삼성전 취소도 비슷한 경우다. 이날도 오전에 비가 그쳤고, 해가 비치기 시작했지만 그라운드 상태가 경기를 치를 수 없는 상황이었다. 기상청에 따르면 24일 청주지역 강우량은 1.5㎜에 불과했다. 17일보다 훨씬 적었지만 전날 24㎜ 내린 비로 인해 그라운드가 초토화된 것이다.
대전구장 등 다른 구장이었다면 이 정도의 기상 사정으로 경기가 취소되는 일은 없다. 천연잔디가 깔린 청주구장의 그라운드는 모래가 충분히 배합되지 않은 맨땅 운동장의 흙과 비슷해서 작은 비에도 약할 수 밖에 없다는 게 한화 구단의 설명이다.
물빠짐과 건조능력이 탁월하도록 특수 배합토(앙투카)를 흙 그라운드에 깔아놓은 대전구장과는 성능면에서 천지 차인인 것이다.
이런 청주구장을 시즌 개막 첫 달인 4월 한달 동안 총 12경기의 한화 홈구장으로 사용해야 한다. 설상가상으로 기상청의 월간 일기예보를 보면 4월 중순에 평년보다 많은 비가 내릴 것이라고 한다.
우천으로 인한 경기취소가 속출할 수 있음을 암시하는 대목이다. 한화는 물론이거니와 청주에서 원정경기를 치르는 팀들로서는 시즌 초반 컨디션 관리에 차질을 빚게 될 수 밖에 없다.
더구나 청주에서 경기가 갑자기 취소되면 홈팀, 원정팀이 훈련으로 대신하고 싶어도 마땅한 대체 훈련공간도 없다.
그렇다고 누구를 탓할 수도 없다. 당초 청주구장은 올해 4월 한화의 홈구장으로 사용될 계획이 없었다. 청주시는 올해 초 대대적인 개보수 공사에 들어가 청주구장의 천연잔디를 인조잔디로 바꾸고 그라운드 흙도 갈아엎을 방침이었다.
하지만 대전구장 리모델링 공사가 당초 계획보다 1개월 가량 지연됨에 따라 한화 구단이 청주시에 간곡하게 사정해 청주구장을 임시 홈구장으로 확보하게 된 것이다. 4월 한 달동안 원정경기로 바꾸고 싶었지만 상대팀의 사정때문에 울며 겨자먹기로 선택한 청주구장이었는데 비에 이렇게 약할 줄은 몰랐던 것이다.
시범경기는 우천 취소되면 대체 경기가 없지만 정규시즌은 시즌 후반부에 추후 편성하게 된다. 결국 청주구장 12경기에 배정된 두산, LG, 삼성, 넥센 등 4개팀은 초반 페이스 조절에 신경을 곤두세울 수 밖에 없게 됐다. 12경기를 모두 치러야 하는 홈팀 한화는 말 할 것도 없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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