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시대에 걸그룹의 모범 답안이 있다?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이란 말이 있다. 열흘 붉은 꽃이 없다는 뜻으로, 힘이나 세력 따위가 한번 성하면 얼마 못 가서 반드시 쇠하여짐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연예인의 인기 또한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하물며 가장 아름다운 나이에 빛을 발하는 걸그룹은 더욱 그러할 것이다.
모든 걸그룹은 인기의 기승전결을 겪을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무작정 인기에 끌려갈 수만은 없는 법. 2007년 데뷔 당시 '소녀'였던 이들은 어느새 성숙미를 뽐내는 '여성'이 됐다. 동시에 소녀시대에 열광했던 팬들도 어느새 중년에 접어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활짝 꽃을 피우고 있는 소녀시대. 그녀들이 보여준 인기 그래프를 통해 2012년 걸그룹이 걸어야 할 모범 답안을 찾아보자.
블루오션을 열었다, 인기 1막
지난 2007년 8월 '다시 만난 세계'로 데뷔한 소녀시대는 그해 11월 정규앨범 '소녀시대'로 대중의 눈도장을 받았다. 소녀시대 이전만해도 걸그룹은 3인조가 대세. 기껏해야 5인조가 눈에 띄던 그 시절, 9인조의 등장은 파격에 가까웠다. 교복을 연상시키는 미니스커트 차림의 9인조에 오빠팬들을 감탄사를 내뱉었고, 일시에 가요계를 평정했다.
이후 후속곡 '키싱 유' '베이비 베이비'가 잇따라 인기를 끌었고, 소녀시대를 벤치마킹한 걸그룹들이 대거 등장했다.
위기가 곧 기회, 인기 2막
'뽀송뽀송'한 후배 걸그룹들의 거세 추격에 직면한 소녀시대. 어찌보면 인기 평행곡선을 그려야 할 그 시기에 소녀시대는 제대로 상승 기류를 타기 시작했다.
지난 2009년 1월 '지'를 발표하면서 귀엽고 깜찍하던 기존 이미지를 탈피했다. 각선미를 앞세워 성숙미를 뽐내더니, '소원을 말해봐'로 폭풍 인기를 끌었다. '걸그룹은 귀여워야한다'는 공식을 넘어서는데 성공했으며, 한 발 더 나아가 해외무대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늦지 않았냐'는 일부 우려섞인 시선을 뒤로 한 소녀시대는 '역시나' 대박을 터뜨리는데 성공했다. 2009년 12월 '인투 더 월드'라는 첫 아시아 투어를 개최하고 일본 미국 유럽 등에서 글로벌 인기를 얻었다.
3막을 준비하는 소녀시대는 지금 각개전투 중
올해 소녀시대의 활동을 보면 이전과 크게 달라진 것을 알 수 있다. 멤버 전체가 한 무대에서 노래를 부르기보다는 각자 흩어져 연기, MC, 예능인 등으로 활동하기 바쁜 것.
실제로 윤아는 드라마 '사랑비'에 여주인공 김윤희로 출연 중이며, 유리는 SBS '패션왕'에서 최안나로 열연하고 있다. 앞서 제시카는 '난폭한 로맨스'에서 강종희 역으로 모습을 보였고 수영은 tvN 메디컬 드라마 '제3 병원' 출연을 확정 지었다. 이어 태연과 티파니, 서현은 MBC '음악중심'의 MC로 진행 실력을 뽐내고 있고 써니와 효연은 '청춘불패 시즌2'로 예능끼를 발산 중이다.
이같은 멤버 전원의 개별활동은 데뷔 이후 처음. 더욱 놀라운 점은 이를 위한 준비를 이미 지난해 시작했다는 점이다. 걸그룹으로서 정점을 찍는 순간, 또 다른 인기 그래프를 만들기 위해 사전 대비를 해온 것이다.
발상의 전환에서 그 답을 찾다
K-POP을 대표하는 걸그룹으로서 소녀시대의 인기그래프를 분석해보면 한가지 공통된 컨셉트를 찾을 수 있다. 바로 '발상의 전환'이다. 기존 연예가 공식에 따르기보다는 새로운 시도를 통해 새로운 시장을 열었다는 점이다. 또 이를 위해 장기적인 호흡으로 대비책을 강구해왔다.
SM엔터테인먼트 홍보팀의 김은아 과장은 "최소 1년 뒤를 내다보고 소녀시대의 활동 계획을 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멤버 특색에 맞춘 연기 외국어 등 다양한 분야에서 트레이닝을 더욱 강화했다.
김 과장은 "지난 한 해 철저한 준비를 거쳐 소녀시대는 올해 초부터 뮤지컬, 드라마, 예능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 중이다. 멤버 각자의 매력으로 어필하면서 소녀시대의 이미지를 한 단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하반기 새 음반을 발표할 예정이다. 상반기 활동이 밑거름이 돼서 하반기 새 앨범은 더욱 다양한 색을 빚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정혁 기자 jjangg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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