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나이에 뛰게 해준 팀에 감사해야죠."
LG 플레잉코치 류택현은 올시즌 현역 최고령 투수다. 하지만 타이틀을 하나 더 달게 됐다. 이종범의 은퇴로 팀동료 최동수와 함께 현역 최고참 역할을 하게 됐다. 71년 10월23일이 생일인 류택현은 굳이 따지자면 현역 '넘버 2'다. 71년 9월11일생인 최동수가 현역 최고참 선수가 됐다.
1일 잠실에서 열린 넥센과의 시범경기에 앞서 만난 류택현은 "이제 날짜까지 따져야 하나"라며 웃었다. 다른 선수들과 마찬가지로 그 역시 이종범의 은퇴에 안타까움을 표했다. 특히 한 살 밖에 차이나지 않는 그로서는 절대 남의 이야기가 아니었다.
류택현은 "항상 느끼던 것이지만, 새삼 또다시 느끼게 된다"며 "이런 나이에 날 다시 뛸 수 있게 해준 구단, 감독님께 정말 감사드린다"고 했다. 류택현은 2010시즌을 끝으로 구단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토미 존 서저리)을 강행했다. 형식은 방출이었지만, 구단은 류택현이 구리구장에서 재활할 수 있도록 배려하면서 만약을 기약했다.
류택현은 최근 인터뷰에서 "지금까지 구단은 대부분 나이로 선수를 평가했다. 이젠 나이 말고 정말로 이 선수가 팀에 필요한지, 아닌지를 봐줬으면 좋겠다"고 말한 바 있다.
류택현이 구단에 고맙다고 말하고 있지만, 구단은 그를 단순히 '예우' 차원에서 복귀시킨 게 아니다. 1군에서 왼손 불펜투수로 쓰기 위한 목적이 있기에 다시 받아준 것이다. 이날도 8회초 등판해 1안타를 허용했지만, 실점없이 이닝을 마쳤다. 아직까지 직구 구속은 140㎞를 넘지 못하고 있지만, 노련미를 앞세워 타자들과 정면승부를 하고 있다.
이종범의 은퇴, 그리고 류택현의 짧은 한 마디. 프로의 냉정함을 새삼 느끼게 하는 장면이다.
잠실=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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