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이상 중년에 접어들면 크고 작은 만성질환 1~2개를 복합적으로 갖고 있는 경우가 흔하다. 대표적인 만성질환이 치주질환과 당뇨병이다. 이 두 가지 질환은 서로 밀접한 관계가 있다. 당뇨병이 있으면 잇몸 건강이 나빠지고 반대로 잇몸 때문에 당뇨병이 나빠지기도 한다. 두 가지 질환 중 어느 것 하나에만 소홀해도 양쪽 다 악화되는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이 당뇨병 약은 열심히 복용하면서도 치주질환 관리에는 소홀하다. 최근 연구에서는 치주질환 치료를 열심히 받아야 당뇨병 치료비를 포함한 전체적인 의료비 지출이 줄어든다는 것이 입증됐다.
당뇨병 있으면 치주질환 심해지고 다시 당뇨병 악화, 악순환
당뇨병과 치주질환은 한국인을 괴롭히는 대표적인 만성질환이다. 지난해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30세 이상 당뇨병 유병률은 9.7%, 19세 이상 치주 질환 유병률은 22.9%다. 중년 이상에서는 이 두 가지 질환을 같이 갖고 있는 환자도 많다.
당뇨병 환자는 정상인에 비해 치주질환에 걸릴 위험이 높기 때문이다. 당뇨병이 있으면 침 안에 포도당 농도가 증가하고 감염에 대한 저항력이 떨어져 세균의 활동이 활발해진다. 건강한 사람의 잇몸은 세균에 대한 저항력이 있지만 당뇨병이 있는 사람의 잇몸은 세균에 쉽게 감염돼 염증이 생긴다. 또한 일단 잇몸병이 생기면 진행속도가 빨라 단 기간 내에 잇몸뼈가 녹아내리며 치아가 빠지는 특성을 보인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에 따르면 당뇨병이 있으면 치아가 손실될 가능성이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약 1.46배 높다. 이가 아프면 음식을 제대로 씹지 못해 식이요법에 실패하게 되고 당뇨병이 더욱 악화되는 악순환이 되풀이 한다.
치주질환과 당뇨병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사이지만 이 두 가지 질환을 함께 가지고 있는 환자는 상대적으로 치주질환 관리에 소홀하기 쉽다. 관리에 소홀할 경우 문제가 즉각 발생하는 당뇨병은 혈당강하제를 복용하거나 인슐린 주사를 맞고 식이요법과 운동으로 철저하게 관리하게 된다. 치주질환은 잇몸 관리가 미흡해도 당뇨병에 비해 통증이나 입냄새 출혈 등 이상증세가 곧바로 나타나지 않는다.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연구진이 지난 3월 플로리다에서 열린 미국치과연구학회에 발표에 따르면 치과 진료를 꾸준히 받아야 전체적인 의료비가 절약된다. 연구진이 당뇨병과 치주질환을 함께 갖고 있는 환자를 치과 정기 검진을 꾸준히 받는 그룹과 그렇지 않은 그룹으로 나누고 이들의 연 평균 의료비를 비교했다. 그 결과 치과 검진을 받은 그룹이 받지 않은 그룹에 비해 연 평균 의료비 지출이 33%(1800달러)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 평균 의료비는 진료비, 입원비, 약값 등 모든 의료비가 포함된 비용이다.
이에 대해 목동중앙치과병원 변욱 병원장은 "당뇨병이나 치주질환은 다 빈도 질환이면서 서로 연관이 크다"며 "치주질환과 당뇨병을 함께 꾸준히 관리해야 시너지 효과를 발휘해 훨씬 좋아지며 의료비용이 절감 된다"고 설명했다.
당뇨병+치주질환 환자, 3~6개월마다 치과 정기 검진 받아야 의료비 적약
당뇨병 환자는 건강한 사람보다 입 속 건강에 취약하기에 별다른 이상 증상이 없어도 3~6개월마다 치과 정기 검진을 받아야 한다. 치과 검진을 받고 스케일링이 필요한지, 충치나 치주질환이 없는지, 칫솔질 방법이 틀리지 않았는지 등을 체크해야 한다. 만약 잇몸이 붓거나 피가 나고 구취가 생기면 즉시 치과를 찾는다. 이러한 증상은 잇몸에 세균이 침입해 염증을 유발, 말초혈관이 파괴됐다는 신호다.
변욱 병원장은 "가벼운 잇몸병일 경우 건강한 사람은 컨디션이 회복되고 칫솔질을 잘하면 저절로 회복되지만 당뇨병 환자는 염증이 치조골까지 녹여 발치를 해야 하는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당뇨병 환자의 치과 진료 시 가장 유의해야 할 점은 출혈과 발치를 최소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출혈과 발치를 최소화해야 감염 쇼크 등 위험요인을 예방할 수 있다. 치과 진료는 혈당관리가 가장 잘되는 오전에 혈당강하제를 복용한 상태에서 받는 것이 좋다.
평소 구강 관리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양치질은 칫솔과 치실 등을 사용해 꼼꼼히 해야 한다. 칫솔은 칫솔모가 부드러운 것을 선택한다. 거친 칫솔모는 건조한 입 속 점막에 상처를 낼 수 있다. 이밖에 입이 마르지 않도록 물을 자주 마시도록 한다. 커피 녹차 탄산음료 등은 오히려 입안을 마르게 한다. 음식을 오래 씹으면 침 분비량이 늘어난다. 따라서 무설탕 껌을 씹거나 신맛이 나는 과일을 먹어 침샘을 자극시키는 것도 방법이다.
나성률 기자 nas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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