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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형 은퇴식 "경완이와 같이 은퇴하자고했는데..."

by 권인하 기자
SK 선수들이 8일 경기전 열린 김원형 코치 은퇴식에서 마운드에 모여 김 코치를 헹가래치고 있다. 인천=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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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를 끝으로 21년간의 프로생활을 마감한 SK 김원형 코치가 8일 은퇴식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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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년에 입단했으니 21년간 프로생활을 했다. 통산 134승 144패 평균자책점 3.92를 기록. 1993년 4월 30일 전주구장에서 벌어진 OB와의 경기에서 최연소 노히트노런(20세 9개월 25일)의 대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2010년 3경기에 등판한 것이 마지막. 지난해엔 1군에서 던지지 못하고 시즌 후반부터는 후배들을 도와주는 보조코치 역할을 했왔고 9월에 은퇴를 공식 발표한 뒤 KIA와의 준PO 1차전서 시구를 통해 '예비 은퇴식'을 치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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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식을 앞두고 만난 김원형은 담담했다. "은퇴식은 야구를 잘했던 사람이 할 수 있는 것 아닌가. 그러고 보면 축하할 일이다"라며 웃은 김 코치는 "원래 눈물이 없다. 처음 우승했을 때도 눈물을 흘리려고 했는데 나오지 않았다"며 '눈물의 은퇴식'은 없다고 선언.

데뷔 첫 승과 노히트노런 등이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라고. "노히트노런을 했을 때 경기 끝나고 집으로 가려고 야구장을 나섰는데 기다리던 팬들이 느닷없이 나를 헹가래를 쳤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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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포수 커브로 한시즌을 풍미했다. "보통 투수들에게 변화구를 던져보라고 하면 슬라이더를 던지는데 난 처음부터 커브를 던졌다"는 김 코치는 "빠르게 떨어지는 커브도 좋지만 스피드가 떨어지더라도 각이 좋으면 체인지업과 같은 효과도 얻을 수 있어 좋다"며 커브 예찬론을 펼치기도. MBC스포츠플러스의 양상문 해설위원이 커브 잘던지는 비법을 후배들을 위해 알려달라고 하자 "커브를 던질 때 직구처럼 뻗는 식으로 던지는게 좋다"고 했다. 캐치볼을 할 때도 각을 크게 해서 던지는 연습을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했다. 또 오랫동안 선수생활을 한 비결은 단체 훈련 때 충실히 한 것이라고도 했다. "단체 훈련때는 열심히 안하고 혼자 개인훈련을 많이 하는 선수가 있는데 그것보다는 단체훈련 때 열심히 하고 그 후에 모자란 것이 있다고 생각될 때 개인훈련을 하는 것이 좋다"고 했다.

김원형을 얘기할 때 빠질 수 없는 이름은 영원한 배터리 박경완. 초등학교 때부터 투수와 포수로 배터리를 이룬 둘은 전주고에 쌍방울 입단까지 함께 했다. 특히 박경완의 입단이 흥미롭다. 91년 입단한 김원형은 그해 대학진학을 하려다 사정이 생겨 갈 곳이 없어진 친구 박경완을 영입해달라고 구단에 요청해 박경완은 쌍방울에 김원형 전담 포수라는 타이틀로 연습생으로 들어갔었다. 둘은 이후 20년간 프로에서 함께 지냈다. 둘이 떨어져 지낸 것은 박경완이 현대로 이적했을 때인 98∼2002년뿐이었다. 김 코치는 "농담삼아 둘이 같이 은퇴하자는 말을 하곤 했었는데 내가 먼저하게 됐다. 경완이가 내 은퇴 결정에 많이 아쉬워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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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완은 은퇴식에서 김원형에게 꽃다발을 건넸고, 악수를 나눈 뒤 진한 포옹을 했다. 박경완은 은퇴식 후 "당사자는 덤덤한데 내가 더 울컥했다. 꽃다발을 전해주기 직전에 눈물을 참았다"며 "어떤 일에 의미를 부여하면 더 슬퍼지는 것 같다. 32년간 배터리를 했던 친구의 공을 더이상 못 받는다 생각하니 슬프다. 친구의 앞날의 축복을 빈다"고 했다.

KIA 선동열 감독은 김원형의 은퇴식 소식에 "원형이가 폼도 이쁘고 참 잘던졌다"면서 "예전 원형이가 신인 때인가 2년차 때인가 광주에서 맞대결을 했는데 김기태 감독한테 홈런 맞고 내가 0대1로 진 적이 있다"고 회상하기도 했다. 김 코치는 당시 최고의 투수였던 선 감독을 이긴 날이라 똑똑히 기억하고 있었다. 신인 때인 91년 4월 26일 전주 태평양전서 데뷔 첫승을 당시 최연소 완투승으로 장식했던 김원형은 이후 9연패에 빠졌다. 그리고 만난 상대가 해태의 선동열이었다. "원래 전날 등판예정이었는데 비가 와서 하루 밀렸다. 오늘 또 지는구나하고 생각했었다"고 김 코치는 웃으며 회상. 91년 8월 21일 광주에서 열린 그 경기서 김 코치는 9이닝 동안 2안타만 내주고 탈삼진 10개를 잡으며 완봉승을 거뒀다.

김 코치는 가족과 함께 오픈카를 타고 구장을 한바퀴 돌면서 은퇴식을 마쳤다. 차가 우측 SK쪽 불펜을 지나갈 때 몇몇 은퇴식에 참가하지 못하고 불펜에 있던 SK 선수 몇명이 나와 김원형과 하이파이브를 했다.


인천=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SK 김원형 코치가 8일 은퇴식에서 동고동락한 친구 박경완으로부터 꽃다발을 받은 뒤 악수를 나누고 있다. 둘을 바라보는 눈이 애잔하다. 인천=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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