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택현도 행복하고, 그를 바라보는 팬들도 즐겁다. 고참 선배 투수의 대기록을 위해 야수들도 최선을 다했다.
71년생, 만 41세 투수가 드디어 역대 투수 최다경기 출전 신기록을 세웠다. LG 류택현이 1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KIA와의 홈게임 9회에 등판, 개인통산 814경기 출전을 기록했다. 1이닝을 무안타 무실점으로 깔끔하게 틀어막았다.
이로써 SK 조웅천 코치가 갖고 있던 종전 기록 813경기를 넘어 새로운 역사의 첫 페이지를 넘겼다. 류택현은 지금까지 마운드를 밟은 814경기 가운데 801경기를 구원투수로 뛰었다. 선발 출전은 13경기.
메이저리그 투수 최다경기 출전 기록은 제시 오로스코(전 미네소타)의 1252경기. 일본프로야구에선 요네다 데쓰야(전 긴테쓰)의 949경기가 기록으로 남아있다.
류택현은 그간 구원투수로 활약한 801경기에서 통산 12승21패6세이브, 103홀드를 기록하며 476개의 삼진을 잡아냈다. 그 가운데 삼성과의 경기에 139차례로 가장 많이 등판했다. 103홀드는 117홀드의 SK 정우람에 이어 통산 2위 기록이기도 하다. 선발로 뛴 경기에선 1승7패, 탈삼진 24개를 기록했다. 선발 방어율은 7.35, 구원 방어율은 4.21이다. 통산 방어율은 4.42.
류택현은 신기록을 세우는 순간에도 투수로서 행복할 수 있었다. 일본프로야구 주니치의 만 47세 투수 야마모토 마사가 롤모델이라고 밝힌 류택현은 "기록을 위한 (무의미한) 등판이 아니라 팀승리에 보탬이 되는 등판을 하고 싶다"고 말해왔다. 그래야 행복할 수 있다는 의미였다. 이날 5-5로 팽팽한 9회에 등판해 임무를 완수했으니, 경기 결과를 떠나 팀에 큰 도움이 됐다. 그야말로 '의미있는 등판'이었다.
지난해 LG의 코치 연수 제의를 마다하고 방출된 뒤, 자비로 팔꿈치 수술을 받고 다시 돌아온 투수다. 본래 코치를 맡기로 돼있었지만 겨우내 각고의 노력을 한 끝에 다시 한명의 투수로 컴백할 수 있었다.
류택현은 지난 11일 스포츠조선과의 인터뷰에서 "최다경기 출전 신기록을 세우면 그후엔 한경기, 한경기가 새로운 목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만 41세 투수는 앞으로 매일매일 새로운 목표를 향해 뚜벅뚜벅 걸어갈 수 있게 됐다.
잠실=김남형 기자 star@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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