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김병현(30)이 언제쯤 국내 1군 무대에 설 수 있을까. 명쾌하게 답해줄 사람은 현재로는 없다.
김병현도 모르고, 그를 가장 가까이서 지켜보고 있는 정민태 넥센 투수 코치도 같은 처지다. 정민태 코치는 "사람의 미래는 모르겠다. 하지만 우선 공 100개를 잘 던질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런 정 코치는 조심스럽게 김병현의 1군 데뷔 시기를 다음달 중순으로 잡고 있다.
김병현은 1군에 등록돼 있지 않지만 1군과 함께 움직인다. 15일 대구구장에서 불펜피칭을 했다. 그 장면을 정민태 코치는 물론이고 김시진 넥센 감독도 지켜봤다. 공 71개를 던졌다. 김 감독은 "마지막 공 10개 정도는 아주 좋았다"며 말을 아꼈다. 김병현은 18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다시 시험대에 오른다. 퓨처스리그(2군) 두산전(오전 10시30분)에서 선발 등판이 예정돼 있다. 이때 김병현이 던질 공은 65개다.
정 코치는 김병현이 지금도 직구(포심)와 슬라이더는 잘 던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병현의 직구 구속은 145㎞까지 나온다. 직구의 무브먼트(움직임)가 좋아 1군 타자들에게도 쉽게 맞을 구위는 아니다. 이미 김병현의 직구가 통할 수 있다는 건 시범경기 롯데전(3월30일, 1⅔이닝 1안타 무실점), LG 2군과의 연습경기(4월 4일, 4이닝 무안타 무실점)에서 드러났다.
그렇다면 김병현이 지금 당장 1군 정규시즌 경기에 나오면 통할까. 정 코치는 "(김)병현이는 뭐가 부족한 지를 알고 싶어 한다. 이런 불펜피칭과 실전 경험은 다르다"면서 "한번은 박살이 날 것이다. 실전 무대에 오르기 전에 깨지는 게 나중에 본 게임에서 무너지는 것 보다 낫다"고 말했다. 마치 박찬호가 시범경기에서 망가졌던 것 처럼 일찍 깨졌던 게 정규시즌 첫 두산전 호투에 도움이 된 것과 같다고 했다.
김병현은 아직 싱커, 체인지업 같은 변화구를 잘 던지지 못하고 있다. 직구와 슬라이더 만으로는 언더 핸드 투수가 버티기가 어렵다. 우타자의 몸쪽으로 떨어지는 변화구가 있어야 1군 타자들을 효과적으로 처리할 수 있다.
정 코치는 내심 김병현이 빨리 난타를 당했으면 한다고 했다. 맞아봐야 뭐가 부족한 지를 선수가 직접 알 수 있기 때문이다.
김병현은 국내 프로무대를 거치지 않고 성균관대 재학중이었던 1999년 미국 애리조나에 입단했다. 그는 메이저리그 9년 동안 394경기에 출전, 통산 54승60패 86세이브를 기록했다. 지난해 일본 라쿠텐을 거쳐 올해부터 넥센 유니폼을 입었다. 김병현은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거의 경기에 등판하지 않았다. 그래서 더욱 김병현이 국내 1군 무대에서 통할 지가 궁금한 것이다. 대구=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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