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정도로 되겠어?"
음반 발매를 앞둔 각 기획사 회의실에서 자주 들리는 말이다. 요즘 가요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새로운 홍보 방법 찾기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그동안에는 음반을 발표하면 라디오 출연하고 TV 음악프로그램에 나가는 게 '표준 코스'였다면 디지털 음원 시장으로 변하며 매일 신곡이 쏟아지고 있는 상황에서는 남들보다 튀지 않으면 노래가 나왔는지 조차 모르게 사라지는 경우가 태반이다.
그러다보니 기획사마다 아이디어 싸움이 치열하다. 동시에 홍보 비용 역시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수 밖에 없다. 톡톡 튀는 음반 홍보의 세계로 들어가 보자.
포미닛 프리버스, 얼마나 들까?
최근 가장 눈에 띄는 음반 홍보는 단연 걸그룹 포미닛이다.
포미닛은 11일부터 약 4주 동안 오후 1시부터 9시까지 서울 시내에서 신곡 '볼륨업' 이미지로 꾸며진 프리버스를 운행, 서울 곳곳을 누비며 활동을 알린다. 프리버스는 서울 시내를 네 개의 지점으로 이어 숫자 '4'를 형상화한 지도 안에서 운행된다.
강남 명동 홍대 잠실을 잇는 포미닛의 프리버스는 외부를 카리스마 여신 이미지로 랩핑했으며 실내에서는 멤버 각각의 이미지와 노래, 뮤직비디오 등을 직접 볼 수 있다.
포미닛의 프리버스는 준비기간만 약 2개월이 걸렸다. 소속사 측은 "랩핑 버스는 기존에도 많았다. 따라서 색다른게 없을까 고민하다가 프리버스를 생각하게 됐다"며 "하지만 버스를 무료로 탈 수 있게 하는 것은 기존 노선버스 회사들의 이익에 반하는 만큼 서울시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그 과정에서 시간이 많이 소요됐다"고 밝혔다.
프리버스를 운영하는데 드는 비용은 랩핑비 600만원에, 버스 대여비 500만원 등 1000만원이 훌쩍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쇼케이스, 고비용-고효율!
최근 미니앨범 'ALONE'을 발표한 걸그룹 씨스타는 정공법을 택했다. 바로 앨범을 발표한 지난 12일에 서울 청담동 일지아트홀에서 쇼케이스를 연 것. 쇼케이스는 미디어 관계자들을 초청해 신곡을 처음 선보이는 자리로, 가수의 의상이며 안무까지 집중적인 조명을 받을 수 밖에 없다.
더욱이 최근에는 K-POP이 세계적인 인기를 끌며 쇼케이스 현장이 인터넷을 통해 전세계에 실시간으로 중계된다. 씨스타 쇼케이스 역시 유튜브와 멜론을 통해 전세계 41개국에 동시 생중계됐다.
1시간 정도 진행되는 쇼케이스를 여는데 들어가는 비용은 7000만원 선. 예전에는 그저 무대를 꾸미고 음향 시설을 갖추면 됐지만 최근에는 방송 설비가 추가되며 비용이 급격히 상승했다.
그럼에도 각 기획사들이 쇼케이스 개최에 애착을 보이는 것은 높은 주목도 때문이다. 씨스타 소속사의 한 관계자는 "쇼케이스처럼 단숨에 언론의 주목을 받을 수 있는 홍보 수단은 드물 것이다"며 "더욱이 최근에는 신곡을 발표하고 하루 이틀 사이에 이슈가 되지 않으면 뒤늦게 돈을 쏟아부어도 만회하기가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최근 주목받고 있는 또다른 홍보 방법은 편의점을 활용하는 것. 과거에는 각 음악전문 케이블 채널에 돈을 주고 뮤직비디오를 걸었다면 최근에는 전국 각지에 퍼져있는 각 편의점에 설치된 광고판에 뮤직비디오를 반복해 튼다.
이 밖에 지하철 광고화면, 대로변 미디어폴, 그리고 커피전문점의 광고화면에서도 수시로 뮤직비디오가 방송되고 있다.
이것도 홍보? 은밀한 홍보방법도…
홍보하기가 점점 어려워지자 은밀한 방법을 쓰기도 한다. 은밀하다는 것은 그 방법이 적법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 대표적인 방법이 '바이럴'. '바이럴'은 원래 네티즌이 이메일이나 다른 전파 가능한 매체를 통해 자발적으로 제품을 홍보하기 위해 널리 퍼트리는 마케팅 기법을 말하지만 가요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검색어 순위를 끌어올리는 것으로 통한다.
한 관계자는 "'바이럴'이 실제로 진행되고 있다고 들었다. 실제로 바이럴을 전문으로 하는 사람으로부터 제안을 받기도 했다"며 "주요 포털 사이트의 검색어 순위 상위권에 1시간 동안 올라가는데 대략 500만원 정도를 제안한 것으로 기억된다"고 밝혔다.
바이럴 전문가들은 신분을 들키지 않기 위해 수시로 전화 번호를 바꾸고 주로 이메일 등을 통해 기획사에 접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불법적인 방법임에도 기획사들이 거액을 들이는 이유에 대해 이 관계자는 "해당 앨범을 꼭 성공시켜야 하는 제작자라면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마음에 바이럴을 이용한다. 하지만 실제로 바이럴을 통해 효과를 보았다는 얘기는 아직 들어보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정혁 기자 jjangg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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