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은 모두가 부러워하는 팀 중 하나다. 투수 왕국이기 때문이다. 다른 팀에 가면 1군에서 뛰고남을 선수가 2군에 제법 있다. 그중 대표적인 선수가 '젊은 사자' 정인욱(22)이다.
정인욱은 2009년 2차 드래프트 3순위로 삼성 유니폼을 입었다. 올해로 프로 4년차인 그는 지난해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스윙맨 역할을 했다. 총 31경기에서 6승2패, 평균자책점 2.25로 준수했다. 삼성팬들은 정인욱이 올해에는 선발의 한 자리를 차지할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정인욱은 시즌을 2군에서 맞았다. 류중일 감독은 1군 마운드를 6선발로 시작했다. 차우찬 장원삼 윤성환 탈보트 고든 배영수로 시즌을 출발했다. 차우찬이 두 경기 연속 부진으로 중간 불펜으로 떨어졌다. 류 감독은 당분간 5선발로 선발 로테이션을 돌리기로 했다. 그런데 장원삼이 17일 LG전에서 1회 8실점 하면서 와르르 무너졌다. 장원삼은 22일 한화전 선발 등판이 예정돼 있다. 장원삼의 시즌 초반 공 구위는 타자를 압도할 정도는 아니다. 장원삼이 한화전 때도 부진할 경우 삼성 선발 마운드에는 변화가 불가피하다.
류 감독은 정인욱을 '조커'라고 표현한다. 정인욱은 삼성 마운드가 흔들릴 때 쓸 수 있는 히든 카드라는 것이다. 류 감독은 "정인욱을 2군에 숨겨 놓았다"고 했다.
류 감독은 정인욱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정인욱은 지난 겨울 전지훈련 때 류 감독의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했다. 생각만큼 빠르게 성장하지 못했다. 또 베테랑 배영수의 공이 좋았다. 그렇다고 선발로 자리잡은 차우찬 장원삼 윤성환, 외국인 선수 탈보트와 고든을 중간 불펜으로 돌릴 수도 없었다.
정인욱은 지난 12일 퓨처스리그 롯데전에 선발 등판했다. 5⅔이닝 동안 4안타(1홈런) 4볼넷 5삼진 2실점했다. 이 성적으로만 보면 정인욱이 당장 1군으로 올라올 컨디션은 아니다. 하지만 정인욱은 "제구력이 멀쩡하다가도 갑자기 흔들리는 문제 말고는 큰 이상은 없다"면서 "언제 1군으로 올라갈 지는 감독님이 결정하기 나름이다. 나는 5월초로 생각하고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인욱이 1군으로 올라왔을 때 역할은 지난해와 같은 전천후 병기다. 선발과 중간 불펜에서 구멍이 생기는 쪽에 들어가 메우게 된다. 삼성 마운드는 지난해 선발, 중간 불펜, 마무리가 기계 처럼 잘 돌아갔다. 하지만 삼성은 이번 시즌 초반 선발과 중간 불펜이 약간씩 삐걱거리고 있다. 더 흔들리면 정인욱의 투입 시기가 빨라질 수 있다.
정인욱 말고도 삼성 2군에는 이우선 심창민 같은 다른 팀에서 탐내는 투수들이 제법 있다. 두 선수 역시 공의 구위로만 보면 전력이 약한 팀에 가면 당장 1군 엔트리 진입이 가능하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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