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의 '꾸역꾸역 버티기'가 은근히 생명력을 보여주고 있다.
개막후 열흘이 넘었지만, LG는 아직도 버티고 있다. 18일 청주 한화전에서 박찬호를 무너뜨리며 승리, 5승4패로 다시 한번 힘을 냈다. 하루전 경기에서 어이없는 역전패를 당했지만, 하루 뒤 경기에서 역전승을 이끌어내며 기분좋은 승리를 낚았다.
보통 프로야구 지도자들은 "굉장히 기분 나쁜 패배를 해도 다음날 이기면 상쇄된다. 그게 안될 경우 팀분위기가 가라앉고 연패로 가게 된다"고 말한다. LG는 개막후 승률 5할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이참에 LG의 외국인투수 주키치에게 질문했다. "지난해 LG와 올해 LG가 달라진 점이 있는가, 있다면 어떤 부분인가"라고 물어봤다. 팀내에선 아무래도 외국인선수가 가장 편안하게 의견을 밝힐 수 있을 것이란 의미에서 출발한 질문이다.
주키치는 "아직 개막 초반이다. 하지만 벤치에서 고참과 어린 선수들이 함께 파이팅을 외치는 분위기가 확실히 지난해보다 좋아졌다"고 말했다. 이어 "경기 초중반에 걸쳐 점수를 내면서 집중력을 보여주는 모습이 나아졌다"고 했다.
LG가 거둔 5승 가운데 선취점을 뽑아 이긴 사례가 3차례였다. 먼저 점수를 준 뒤 역전승을 한 게 2차례. 그리고 패했던 4경기에서도 거의 매번 추격에 성공하거나 상대가 위협을 느낄 만큼 따라붙는 모습을 보여줬다.
주키치는 또한 유격수 오지환이 달라진 LG의 대표적인 모습이라고 꼽았다. 오지환은 18일 현재 타율 3할4푼4리를 기록중이다. 무엇보다 수비에서 활발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실수에 대한 부담 때문에 위축됐던 오지환이 지금은 '국가대표급' 풋워크를 보여주고 있다. 거의 매경기에서 오지환의 향상된 수비 능력을 입증하는 장면이 나오고 있다.
주키치는 "전지훈련을 치르는 동안 오지환이 정말 열심히, 고생하면서 훈련하는 걸 봤다"고 말했다. 유지현 코치의 이른바 '지옥훈련'을 견디며 지루할 정도의 반복훈련과 정신력 강화를 겪은 오지환이다. 사실 투수 입장에선 애매한 타구를 많이 처리하는 유격수의 기량 향상은 엄청나게 고마운 일이다. 주키치가 오지환의 이름을 거론하는 건, 현 상황에서 당연한 일이다.
한편으론 주키치는 시즌 초반임을 강조했다. 그는 "이런 분위기를 계속 이어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LG가 초반에 신바람을 낸 건 지난해가 오히려 더 인상적이었다. 한순간에 추락할 수 있음을 지난해 몸서리쳐지게 느꼈던 팀이 바로 LG다. 현재의 달라진 팀 분위기가 지속되기를 바라는 게 주키치의 솔직한 심정일 것이다.
김남형 기자 star@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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