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경기에서 6세이브에 평균자책점 1.29.
마무리 투수로는 나무랄데 없어 보이는 성적이다. 두산 외국인 투수 프록터의 4월 성적표다. 삼성 오승환, 롯데 김사율 등 쟁쟁한 불펜 에이스들을 제치고 세이브 부문 1위를 달리고 있다. 그런데 프록터의 피칭 내용을 하나하나 들여다보면 불안하기 짝이 없다. 7경기 가운데 깔끔하게 1이닝을 막은 적이 한 번도 없다. 안타와 볼넷으로 매번 주자를 내보내 놓고 경기를 풀어가는 스타일이다. 이를 지켜보는 벤치나 프런트의 마음은 타들어 간다.
프록터는 29일 잠실 KIA전에서도 세이브를 추가했다. 4-3으로 앞선 9회초 마운드에 오른 프록터는 1이닝 동안 안타와 볼넷을 한 개씩 내줬다. 첫 타자 대타 김상훈을 풀카운트 끝에 볼넷으로 내보낸 프록터는 9번 신종길과의 대결에서 볼카운트가 2S로 유리함에도 141㎞짜리 밋밋한 직구를 던지다 우전안타를 허용했다. 이때 신종길의 타구가 속도가 죽은 채 우익수 정수빈을 향해 굴러가는 사이 김상훈의 대주자 윤완주가 2루를 돌아 3루까지 욕심을 부렸다. 무난하게 세이프가 될 듯 보였다. 그러나 정수빈의 송곳같은 총알 송구에 윤완주는 3루에서 태그아웃됐다. 프록터로서는 지옥에서 천당으로 옮겨가는 순간이었다. 프록터는 이어 두 타자를 범타 처리하며 승리를 지켰다. 프록터는 포수 양의지와 하이파이브를 하면서 고개를 절제절레 흔들었다. 이어 프록터는 시간이 흘러 선수단이 모두 빠져 나간 텅빈 운동장에서 트레이닝복으로 갈아입고 혼자 뛰기 시작했다. 러닝을 통해 밸런스와 컨디션을 조절하기 위함이었다.
올해 이같은 경기가 한 두 번이 아니었다. 온갖 위기에서도 꿋꿋이 세이브를 따낼 수 있었던 원동력으로 '운'을 꼽지 않을 수 없다. 지난 18일 잠실 삼성전에서는 1사 2루서 손주인에게 좌전안타를 맞았지만, 2루주자 강명구를 홈에서 잡아 세이브를 기록할 수 있었다.
하지만 운만으로 프록터의 세이브 행진을 설명할 수 있을까. 김진욱 감독은 "외국인 선수는 무조건 믿어주고 잘한다 잘한다 칭찬을 해줘야 한다. 프록터도 마찬가지다"라고 말했다. 프록터가 아직 국내 무대 적응 과정에 있다고 보는 것이다. 마무리에게 필요한 구위와 스피드, 제구력, 대담함 등 모든 조건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몇 경기를 더 치러보면 안정 궤도에 오를 것이라는 기대다.
김 감독은 "진짜 계속 불안하고 못한다면 보직을 바꿀 수도 있지만, 지금 세이브를 잘 하고 있지 않은가"라며 신뢰를 보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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