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간판타자 홍성흔은 언젠가 "우리 팬들이 무섭다"고 했다. 양승호 롯데 감독도 "항상 나나 선수들이나 팬들을 의식하고 있다"고 했다. 잘 할 때는 열성적으로 응원하다가도, 성적이 시원찮으면 매서운 질책을 거침없이 쏟아낸다. 성적이 안 좋을 때 롯데 외야수들은 등 뒤에서 날아오는 팬들의 거친 말폭탄(?)에 시달려야 한다. 외국인 선수들도 롯데 하면 열성적인 응원이 떠오른다고 말한다. 롯데 팬은 프로야구 8개 구단 중 가장 열성적이고, 충성도가 높다.
롯데는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 연속 100만 관중을 기록했다. 물론, 한국 프로야구 최초다. 2009년에는 한 시즌 최다인 138만18명을 동원했다. 지난해 관중은 135만8322명이었다.
이런 롯데의 관중 파워는 부산 사직구장에 머무르지 않는다.
넥센과 롯데전이 벌어진 1일 서울 목동구장은 올시즌 처음으로 1만2500석이 매진됐다. 7경기 만의 첫 만원관중이었다. 근로자의 날이라고는 하지만, 토일요일이나 공휴일이 아닌 평일 목동구장 매진은 2008년 팀 출범 후 처음 있는 일이었다.
물론, 넥센 팬이 상당히 늘었다고 하지만, 상대팀이 롯데였기에 가능한 일이다. 1만2500석 중 8900장이 인터넷 예매였고, 현장에서 3600장이 오후 4시45분쯤 매진됐다. 경기 시작 3시간 30분 전인 오후 3시부터 티켓판매창구 앞에는 긴 줄이 생겼다. 롯데 유니폼을 입은 팬이 넥센 유니폼을 입은 사람들 보다 많아 보였다. 롯데팬들은 3루쪽 원정팀 관중석은 물론, 1루쪽 홈 관중석까지 넘어갈 수밖에 없었다.
지난해 만원 기록을 살펴보면 롯데 파워가 그대로 나타난다.
지난해 목동구장은 총 8차례 매진을 기록했다. 7번이 주말 경기였고, 한 번이 5월 5일 어린이 날이었다. 그런데 토요일이었던 4월 9일, 6월 18일, 8월 27일 상대가 롯데였다. 상대가 KIA였던 5월 5일과 주말 연휴가 겹친 8월 20일, 21일 총 세차례 티켓이 매진됐다.
넥센은 이날 지난해 롯데전에 강했던 심수창을 선발 투수로 내세웠다. 심수창은 지난해 거둔 2승을 모두 롯데를 상대로 챙겼다. 그 유명했던 18연패도 사직 롯데전에서 끊었다. 김시진 감독으로선 내심 기대를 걸었을 것 같다. 그러나 불붙은 롯데 타선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정훈 이중화 이강돈 장종훈 강정길이 중심타선에 포진했던 1990년대 한화(빙그레) 타선을 다이너마이트 타선이라고 불렀는데, 이제 이 타이틀을 롯데에 물려줘야 할 것 같다.
넥센전에 선발로 나선 1번 김주찬부터 2번 조성환 3번 전준우 4번 홍성흔 5번 박종윤 6번 강민호까지 죄다 타율이 3할대다. 롯데는 무려 16안타를 터트려 11점을 뽑았다. 말 그대로 넥센 마운드를 초토화시키며 11대1로 이겼다. 1회 3점을 쏟아내며 기선을 제압했고, 6회 일찌감치 선발 전원이 안타를 터트렸다. 올해 총 5번의 선발전원안타가 나왔는데, 이 중 3번을 롯데가 기록했다.
프로야구 통산 24번째로 1500경기에 출전한 홍성흔은 1회초 1타점 중전안타를 때려 3경기 연속 타점을 마크했다. 시즌 22번째 타점이었다. 또 조성환은 4안타를 터트렸다.
3연승에 단독 1위. 5월 첫 날 부터 롯데는 방망이의 힘과, 관중동원력 두 가지의 파워를 마음껏 과시한 셈이다.
목동=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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