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K-리그 득점랭킹은 외국인 선수 천하다. 7골로 1위에 올라있는 에벨톤(성남)을 포함해 득점랭킹 상위 10명 가운데 7명이 외국인이다. K-리그도 세계화되고 있는만큼 다양한 국적의 기량 좋은 선수들이 들어와 자신들의 기량을 뽐내고 있다.
하지만 외국인 선수들의 틈바구니에서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고 있는 토종 선수들이 있다. 그것도 선수 생활의 황혼기를 바라보는 30대 중반의 선수들이다. 1979년생 동갑내기인 이동국(전북)과 김은중(제주)이다. 이동국은 6골로 3위, 김은중은 5골로 8위에 올라있다.
이동국의 골결정력은 이흥실 감독 대행 체제 아래에서도 전혀 녹슬지 않았다. 9경기에서 27번의 슈팅으로 6골을 뽑아냈다. 22%의 적중률이다. 지난해 110번의 슈팅으로 16골을 뽑아내며 14.5%의 적중률을 기록한 것보다 순도가 높다. 22골로 득점왕을 차지했더는 2009년도의 적중률 18.8%보다도 페이스가 좋다. 그만큼 집중력이 좋아졌다. 특히 특급 도우미였던 에닝요와 루이스가 다소 부진한 상황에서 만들어내고 있는 기록이어서 의미가 있다. 이동국은 새로 영입된 드로겟과 호흡을 맞추고 있다. 드로겟과의 대화를 통해 서로간의 움직임을 조율했다. 그 결과 자신의 득점도 살고 드로겟도 빠르게 전북에 적응하며 공격포인트를 올리는 '윈-윈 효과'를 보고 있는 셈이다. 아시아챔피언스리그에서도 쾌조의 감각을 유지하고 있다. 1일 광저우 헝다와의 경기에서는 페널티킥 포함 2골을 넣으며 팀의 3대1 승리를 이끌었다.
10일 오후 강릉종합운동장에서 강원FC와 대구FC의 경기가 있었다. 홈개막전 2-0 승리 첫골과 두번째 골을 성공시킨 김은중이 골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사진=강원FC 제공>
김은중의 부활도 지켜볼만하다. 올 시즌 강원으로 둥지를 옮겼다. 벌써 5호골을 기록했다. 지난 시즌 기록한 6골에 육박했다. 17골-11도움으로 K-리그 MVP를 차지했던 2010년의 추세와 비슷하다. 물론 김은중 개인적으로는 이적을 놓고 고민도 많았다. 제주는 대전과 서울을 거쳐 둥지를 튼 3번째 팀이었다. 선수 생활 끝이 보이는 나이에 팀을 옮긴다는 것은 모험이었다. 또 한 팀에 진득하게 붙어있지 못하는 저니맨 이미지를 남길까 고민이었다. 하지만 살아남기 위해서는 변화가 필요했다. "새로운 도전에 나서고 싶다"고 말하며 팀을 옮겼다. 강원 이적은 성공적이다. 경기력 뿐만 아니라 팀의 정신적인 지주 역할도 하고 있다. 후배들과 격의 없는 대화도 나누고 함께 축구게임도 한다. 어린 선수들을 잘 다독이면서 팀을 이끌고 있다.
김은중의 분전에 강원도 변하고 있다. 지난 시즌 강원은 3승6무21패로 꼴찌를 차지했다. 30경기에서 14골을 넣고 45골을 내주었다. 승점자판기 신세였다. 하지만 10라운드를 마친 현재 3승2무5패로 12위에 올라있다. 9골을 넣고 11골을 내주었다. 공수밸런스가 잡혔다. 모든 것이 김은중의 힘이다.
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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