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즌 롯데를 떠들썩하게 했던 사건이 하나 있었다. 바로 팀의 미래를 짊어진 젊은 투수인 고원준, 김수완이 "숙소 생활이 싫다"고 하며 독립(?)을 요구한 일이었다. 당시 양승호 감독이 "그럼 내가 사는 아파트에 방이 비었으니 여기로 오고 싶으면 오라"고 해서 결국 두 사람은 꼬리를 내렸지만 이번 시즌을 앞두고 결국 숙소 생활을 졸업, 각자의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그렇다면 두 사람은 현재 자유를 만끽하고 있을까.
롯데에는 젊은 선수들을 관리하기 위한 규칙이 있다. 데뷔 3년차 이하의 선수들을 2군 훈련장이 있는 상동 숙소에서 생활하도록 한다. 기량 향상을 위해서다. 이 규칙에 따라 2010년 말 넥센에서 롯데로 넘어온 고원준과 2008년 신고선수로 입단해 2010년 꽃을 피운 김수완 역시 상동에 머물러야 했다. 이런 두 사람이 지난해 숙소에서 나가고 싶다고 구단에 요청했다. 이 얘기가 전해지자 많은 팬들이 두 사람을 좋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봤다. "벌써부터 경기가 아닌 노는 것에 신경쓰는 것인가"라는 얘기가 나왔고 상대적으로 자유분방한 캐릭터를 가진 고원준에 대해 "김수완이 물을 들였다"라는 헛소문까지 퍼지기 시작했다.
물론 말도 안되는 오해였다. 이런 요구를 한 이유가 있었다. 두 사람은 지난 시즌 개막 때부터 붙박이로 1군 무대에서 뛰었다. 1군 경기를 마친 후 3시간 안에 상동으로 복귀해야 하는데 그 출퇴근이 너무 힘들었다. 고원준의 경우, 갇혀있는 느낌을 받는 것에 스트레스를 받는 스타일이었다. 김수완은 더 억울했다. 그의 본가는 상동구장에서 차로 10분 거리에 위치해있다. 단지 부모님이 계시는 집에서 출퇴근 하는게 김수완의 소박한 꿈이었다.
그렇게 두 사람은 지난 시즌을 마치고 출가했다. 두 사람에게 최근 근황을 물었다. 고원준은 부산의 중심지인 서면 부근의 한 오피스텔을 얻어 생활하고 있고 김수완은 소원대로 부모님과 함께 살고 있다. 서면은 부산에서 가장 번화한 곳. 고원준은 "제대로 놀려고 작정했다"는 또 한 차례의 추궁을 당해야 했다. 고원준은 이에 "정확히 말하면 서면 중심지와는 조금 떨어진 부산진구청 옆이다. 야구장에서 가깝고 혼자 살만한 곳을 찾다보니 그곳에서 생활하게 됐다"며 "상동에 있을 때와 똑같다. 경기 끝나고 밥을 먹고 들어가면 방에서 거의 나오지 않고 쉬기만 한다. 다만 정신적으로 해방된 느낌이 있는 건 좋다"며 밝게 웃었다.
김수완은 "어머님이 해주시는 맛있는 밥을 먹고 경기장에 나올 수 있는 것이 가장 달라진 점"이라고 말하며 "그래도 살이 안찐다. 어머니의 밥을 많이 먹고 살이 좀 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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