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성이 잘해줬다."
롯데 양승호 감독의 승장 인터뷰로 오해할 수 있다. 하지만 이 멘트는 2일 목동 넥센전에서 4대6으로 패한 후 양 감독의 입에서 나온 첫 마디였다. 최대성은 이날 넥센 오재일에게 8회 결승홈런을 허용하며 무너지고 말았다. 이 상황에서 왜 양 감독이 최대성에게 칭찬의 메시지를 보낸 것일까.
롯데는 이날 경기에서 아쉽게 패하며 3연승을 마감하고 말았다. 선두 자리도 삼성에 승리를 거둔 두산에 내줬다. 이 것도 아픔이지만 가장 큰 타격은 최대성이 무너졌다는 것이었다. 150㎞가 넘는 광속구를 뿌리며 올시즌 프로야구판에 센세이션을 일으킨 최대성은 이날 경기 전까지 1경기에 등판, 9이닝을 소화하며 1승5홀드 방어율 0.00의 놀라운 기록을 남겼다. FA로 영입한 정대현과 이승호가 나란히 자리를 비운 상황에서 최고의 '믿을맨' 역할을 수행해줬다.
이런 최대성이 아픔을 맛봤다. 오재일에게 결승 투런포를 허용, 무패 행진이 마감되고 만 것이다. 하지만 양 감독은 경기 후 "최대성이 결승홈런을 맞았지만 지금까지 잘해줬다"며 크게 개의치 않는다는 반응을 보였다. 선수가 시즌을 치르다보면 당할 수 있는 1패일 뿐이라는 의미였다.
하지만 양 감독의 마음이 편하기만 했을까. 절대 아니다. 개막 전 롯데의 행보를 비관적으로 전망한 전문가들은 하나같이 "정대현, 이승호가 빠진 불펜의 한계를 극복할 수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런 예상을 뒤엎고 롯데가 잘나갈 수 있었던 이유가 바로 최대성, 김성배, 이명우 등 새로운 불펜 투수들이 활약해줬기 때문이다. 그 중 최대성의 역할이 절대적이었다. 이날 경기 전까지 선발을 제외한 불펜 투수 중 가장 많은 9이닝을 소화해냈다. 이닝 수가 중요한게 아니었다. 경기 중 가장 위기의 순간에 나와 상대 공격의 숨통을 끊었다. 이런 최대성이 무너졌으니 양 감독의 속도 타들어갈 수 밖에 없었다.
양 감독이 경기에 패하고도 최대성에게 격려를 아끼지 않은 것은 최대성의 기를 살려주기 위한 차원으로 해석할 수 있다. 1군 경험이 많지 않은 최대성이 예상치 못한 패전으로 기가 꺾여 다음 등판에 안좋은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애초에 차단하고자 했던 게 양 감독의 의도였다. 이 세상에서 롯데 야구를 가장 잘 아는 사람은 바로 양 감독이다. '최대성이 무너지면 롯데도 무너진다'는 최근 롯데의 상황을 가장 잘 알고 있는 것도 마찬가지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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