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김시진 감독은 2일 롯데전에서 새로운 시도를 했다.
이날 SK와의 트레이드를 통해 영입한 포수 최경철에게 선발 마스크를 씌우고, 7회 강귀태를 대타로 쓴 후 8회부터 경기 끝까지 허도환에게 수비를 맡겼다. 선발 투수 이후 셋업맨을 세우고, 마무리 투수에게 경기를 매조지 시키는 마운드 운영 방식을 안방마님 포지션에 그대로 적용했다. 포수가 약한 팀에게서 나오는 고육지책인 셈이다.
사실 넥센은 최근 몇년간 포수 기근에 시달렸다. 전신팀인 현대의 안방마님이었던 박경완이 2002시즌을 끝으로 팀을 떠난 후 강귀태가 이 자리를 이어받았지만 이전과 같은 안정감을 주지 못했다. 게다가 강귀태는 79년생으로 적지 않은 나이에다, 지난해 A형 간염까지 걸려 전력에서 이탈하면서 유선정 그리고 신고선수 출신이었던 허도환이 번갈아 마스크를 써야 했다.
허도환이 '깜짝 스타'로 발돋음하긴 했지만 타격이 너무 약한게 큰 흠이다. 시즌 초에는 대상포진까지 걸리며 최상의 전력을 발휘하지도 못했다. 게다가 유선정은 입대를 했다. 결국 허도환이 선발로 나서고, 승부처에서 강귀태를 대타로 내세운 후 마스크를 넘겨주는 패턴을 반복했다. 경기 초중반까지 하위 타순에서의 공격력 저하는 어쩔 수 없었다.
하지만 이례적으로 시즌 초에 트레이드를 단행, 최경철을 영입하면서 상황은 급변했다. 포수 자원이 풍부해짐은 물론 팀내 경쟁이 가능하게 된 것. 여기에 '맞춤형 포수' 전략을 쓸 수 있게 됐다.
최경철은 대표적인 '수비형 포수'다. 움직임이 크지 않고 안정감이 뛰어나 어지간한 투수들과 궁합이 잘 맞는다. 곧 1군 무대에 복귀할 김병현이 스플리터를 연습중인데, 뚝 떨어지는 구종이기에 포수의 블로킹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게다가 전성기 시절 정도는 아니더라도 김병현의 공 끝은 움직임이 많다. 안정감이 높은 최경철이 꼭 필요했던 이유다. 마음대로 공을 뿌려도 된다고 여길 경우 김병현의 투구는 시너지 효과가 날 수 있다.
SK만 만나면 넥센은 말리는 경우가 많은데, SK 투수진의 장단점을 잘 파악하고 있는 최경철로부터 세세한 부분까지 들을 수 있다. 타선 상승 효과도 기대해볼 수 있다.
강귀태는 용병 투수 밴헤켄과 잘 맞는다. 공격에 관해선 3명 가운데 가장 낫다. 경험도 풍부하다. '대타형 포수'라 할 수 있다. 허도환은 팀 에이스인 나이트와 짝을 이루고 있다. 주전 포수 가운데 도루 저지 능력이 최상급이다. '마무리 포수'로는 최적이다.
김 감독은 평소에도 "공수를 모두 겸비한 포수라면 한명만 있어도 좋을텐데…"라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그런데 최경철의 영입으로 포수 활용법도 다양해졌다. 이제 넥센은 18.44m를 사이에 둔 마운드와 홈플레이트 모두 변화무쌍한 전략이 나올 수 있게 됐다.
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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