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번 나오기 전까지는 다시는 안 바꿉니다."
삼성-한화전이 열린 4일 대구구장. 1군 엔트리 명단이 발표되면서 한가지 재밌는 소식이 들렸다. 바로 삼성 안지만이 배번을 11번에서 28번으로 바꾼 것이다. 사실 시즌 중 등번호를 바꾸는 일은 흔치 않은 일이다. 그리고 28번은 안지만이 지난해까지 달던 배번이다.
안지만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11번으로 번호를 변경했다. 사실 안지만이 원했던 번호는 1번이다. 고등학교 3학년 때 달던 번호다. 하지만 1번의 주인공은 선배 윤성환. 번호를 양보해 줄리가 없었다. 유니폼은 안됐지만, 훈련 때는 '1'이 선명하게 새겨진 윤성환의 연습복을 빌려 연습하는 등 항상 애착을 갖고 있었다.
그러던 중 눈에 들어온 게 후배 조현근의 11번. 안지만은 조현근을 설득해 등번호를 '맞트레이드'했다. 올시즌 11번을 단 안지만은 1과 1 사이에 'x'자를 그려넣기도 했다. 훈련 때는 물론 실제 경기 때도 'x'가 그려진 유니폼을 입고 마운드에 올랐다. 가운데 곱하기를 그려 넣으면서까지 1번에 대한 강한 애착을 보인 것이다.
이랬던 그가 등번호를 갑자기 바꾼 이유는 뭘까. 안지만은 "선배들이나 오치아이, 김태한 코치님 등 모두들 내게 28번이 어울린다고 말했다. '널 보면 28번이 떠오른다'는 말을 귀가 따갑도록 들었다"며 "그래서 그냥 28번으로 돌아가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안지만은 1이라는 숫자에 애착을 보인 이유에 대해 "그냥 1번이라는 숫자가 좋았다. 투수의 상징은 1번 아닌가"라고 답했다. 이어 "그래도 28번이라 하면 철인 28호도 생각나지 않나. 1번이 나오기 전까지는 28번을 계속 달겠다"고 덧붙였다.
다행히 한국야구위원회(KBO)에서도 등번호 변경을 승인했다. 이로써 조현근은 지난해까지 달던 11번을 되찾았다. 두차례나 번호를 바꾸면서 후배를 귀찮게 한 대가는 무엇이었을까. 안지만은 "다행히 선배이기 때문에 선물은 안 줬다"며 익살스럽게 웃었다.
대구=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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