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같은 선수들 영전에 바친 승리다."
쾌승에도 박항서 상주 감독은 좀처럼 웃지 않았다. 상주는 5일 강릉종합운동장에서 가진 강원과의 2012년 K-리그 11라운드에서 3대0 완승을 거뒀다. 2연패를 당한 뒤 상주에서 합숙훈련을 할 정도로 칼을 갈아 얻은 승리에 모두가 활짝 웃을 만했다.
이유가 있다. 상주가 강원을 상대한 5일은 최근 훈련 중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떠난 상주시청 여자 사이클 선수단 박모(25), 이모(24), 정모씨(19)의 발인 날이었다. 이들은 지난 1일 오전 경북 의성군 단밀면 낙정리 25번 국도에서 훈련 중 25톤 화물트럭에 치여 그 자리에서 숨졌다. 채 피어보지도 못한 젊은 생명들의 죽음에 사이클계를 넘어 체육계 모두가 애도의 마음을 전했었다.
상주를 연고로 하고 있는 상무 축구단 역시 다르지 않다. 홈 경기를 준비할 때마다 가끔 마주쳤던 해맑은 선수들의 얼굴을 잊지 못한다. 이날 박 감독은 왼쪽 가슴에 검은 리본을 달았고, 선수들도 검은색 완장을 찬 채 세 선수를 애도했다. 박 감독은 "아까운 나이에 세상을 떠난 세 여자 사이클 선수의 영전에 승리를 바치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부산전에 패한 뒤 부대에 복귀하지 않고 상주에 남아 집중훈련을 했다. 이것이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두 골을 넣은 이성재에 대해서는 "최근 컨디션이 좋아 선발과 교체를 두고 고민을 좀 했다. 자신의 역할을 100% 해냈다"면서 "그동안 조커를 활용해 성공한 적이 없는데, 앞으로 좀 고민을 해봐야 겠다"고 말했다.
강릉=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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