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1군 선수들과 함께 부산에 있어야 정상인 좌완 차우찬(25)은 인천에 있었다. 차우찬은 지난달 27일 1군 SK전에서 시즌 3번째 선발 등판했다가 기대이하의 투구(2이닝 5실점)를 한 후 짐을 싸서 2군으로 내려왔다. 류중일 삼성 감독은 차우찬에게 구위와 자신감을 회복하고 오라고 말했다. 차우찬의 이번 시즌 초반 1군 성적은 초라하다. 3번 선발 등판해 2패했고, 한 번은 중간 계투로 마운드에 올랐다. 평균자책점이 10.29이니 변명의 여지가 없다. 자신을 1선발로 낙점, LG와의 홈 개막전 선발까지 맡긴 감독의 얼굴을 볼 면목이 없다. 2006년 삼성을 통해 프로 데뷔했던 차우찬은 2010년과 지난해 나란히 10승을 올리며 검증을 마쳤다. 류 감독의 구상 속에서 차우찬은 이번 시즌에도 10승 이상을 해줘야 페넌트레이스 그림이 제대로 완성된다. 그런데 믿었던 차우찬이 한달도 버티지 못하고 무너졌다. 삼성이 시즌 초반 고전을 면치 못하는 이유 중 하나다.
차우찬은 7일 2군행 짐을 꾸렸던 인천 문학구장 마운드에 10일 만에 다시 섰다. 퓨처스리그(2군) SK전에 선발 등판, 7이닝 7안타(1홈런 포함) 2볼넷 6탈삼진 5실점(4자책)해 패전을 기록했다. 무대를 한 단계 낮춰 첫 등판했건만 또 패전투수가 됐다. 첫 3이닝은 볼넷 하나만 내주면서 깔끔하게 잘 막았다. 하지만 4회부터 공이 제구가 안 되면서 6회까지 5점을 내줬다. 6회에는 조성우에게 좌월 솔로 홈런까지 맞았다.
차우찬은 허탈한 웃음을 지었다. 차우찬의 최고 구속은 144㎞를 찍었다. 좋을 때 최고 구속인 140㎞대 후반에 도달하지 못했다.
SK 타자들은 차우찬의 실투를 놓치지 않았다. 차우찬이 스트라이크를 잡기 위해 던지는 가운데로 몰리는 공을 정확하게 받아쳤다. 현재 차우찬의 더 큰 문제는 스피드 보다 제구력으로 보였다.
양일환 삼성 2군 투수코치가 차우찬의 부활을 돕고 있다. 차우찬은 삼성 입단했을 당시 양 코치의 지도를 받았다. 양 코치는 2군으로 내려온 차우찬에게 예전 처럼 모션이 큰 투구폼으로 돌아가는 게 좋겠다고 조언했다. 차우찬은 1군에서 실망스런 투구를 하면서 계속 투구폼이 작아졌다고 한다. 양 코치는 "첫 등판에서 바로 좋은 모습만 보이는 것은 어렵다"면서 "먼저 제구력을 가다듬는데 집중하다 보면 볼 스피드도 자연스럽게 올라갈 것으로 본다"고 했다. 떨어진 스피드에 너무 신경쓰다보면 쓸데 없는데 힘이 들어가 제구가 더 엉망이 될 수 있다.
차우찬의 다음 등판은 11일 경산 한화전이다. 2군으로 떨어진 선수는 최소 10일 동안은 1군 등록이 안 된다. 삼성의 목표는 차우찬이 최대한 빨리 구위를 회복해 1군으로 올라오는 것이다. 그런데 차우찬은 2군 첫 등판에서 만족할 점수를 받지 못했다. 이미 10일은 지나갔다. 한화전 투구 내용과 결과가 중요하다. 차우찬은 "구위를 회복하고 1군으로 올라가고 싶다"고 했다. 준비가 덜 된 상황에서 다시 올라갔다가 실패할 경우 차우찬과 삼성이 받을 상처는 클 것이다. 우완 정인욱은 1군으로 올라간지 4일 만인 7일 1군 등록이 말소됐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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