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운오리새끼'가 아니었다. 어엿한 '백조' 한 마리였다.
지난 겨울 SK 임 훈은 20일 사이에 인천과 부산을 오갔다. 프로야구 사상 처음 역트레이드의 주인공이 된 것이다. 지난해 12월 SK와 롯데가 서로 FA를 영입하는 과정에서 임 훈이 애꿎은 희생양이 된 것이다. 시작은 롯데였다. FA로 임경완을 SK에 빼앗긴 롯데는 보상선수로 임 훈을 지명했다. 그러나 곧바로 20일 뒤 이번에는 친정팀 SK가 다시 임 훈을 불렀다. 메이저리그행이 좌절된 정대현이 롯데에 입단하면서 이번에는 SK가 다시 임 훈을 보상선수로 데려온 것이다. 임 훈은 20일 사이에 소속팀이 두 번이나 바뀌면서 적지않은 마음고생을 했다.
그러나 상황을 탓할 수만은 없었다. 서운하게 여길 수도 있었지만, 어떤 면에서는 그만큼 SK와 롯데, 양쪽에서 자신의 가치를 인정받았다는 뜻이기도 했다. 그래서 임 훈은 다시 스프링캠프에서 배트를 굳게 거머쥐었다.
폭넓은 수비력은 여전했다. 문제는 타격이었다. 올해 타격감이 좀 처럼 살아나지 않은 탓에 지난 4월27일에는 2군으로 떨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부상이 원인이 아니었던 터라 임 훈은 곧바로 지난 8일 다시 1군에 복귀했다. 그래도 타격감은 나아지지 않았다. 여전히 타율은 1할대(0.182)에 머물렀다.
그런 임 훈이 모처럼 가치를 빛냈다. 임 훈은 13일 인천 넥센전에서 1-1이던 연장 11회말 극적인 끝내기 안타를 쳤다. 1사 1, 2루에서 넥센 다섯 번째 투수 오재영으로부터 볼카운트 1B1S 때 들어온 3구째 직구를 받아쳐 좌익수 앞에 떨어지는 끝내기 안타를 친 것. 3시간39분 승부를 마무리하는 극적인 끝내기 안타. 임 훈으로서는 생애 처음으로 맛보는 끝내기의 짜릿함이었다. 임 훈은 "타석에 들어설 때부터 직구를 노렸다. 팀이 어려운 상황에서 때린 결승타라 기쁘고, 생애 첫 끝내기라서 더 기분이 좋다"면서 "오늘을 계기로 컨디션을 더 끌어올려야겠다"고 다짐했다.
인천=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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