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섭게 잠재력을 쏟아내는 젊은 선수들의 패기도 중요하지만, 차분하게 팀의 중심을 잡아주면서 롤모델 역할을 해주는 베테랑의 힘이 필요할 때가 더 많다.
롯데 조성환과 홍성흔, 그리고 삼성 이승엽. 스타일이 조금씩 다른 이들 1976년 생, 36세 동기생들에게는 특별한 무엇이 있다. 소속팀의 주축타자이면서, 구심점이고, 후배들이 믿고 따를 수 있는 존재감이 큰 선배이다.
롯데 야구를 말할 때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게 조성환과 홍성흔이다. 둘은 차례로 주장을 거쳤고, 최악의 부진을 거쳐 최근 몇 년 간 살아난 롯데 야구의 주역이다.
1999년 롯데 유니폼을 입은 조성환은 14년째 롯데와 함께하고 있는 팀의 정신적인 지주이다. 2000년대 초반 팀이 바닥을 헤맬 때나, 부활의 기지개를 켤 때나 변함없이 한 자리를 지켰다. 홍성흔이 후배들에게 활기가 넘치는 편한 선배라면, 조성환은 신뢰를 바탕으로 원칙에서 서서, 때로는 강하게, 때로는 부드러운 리더십으로 팀을 이끌어 왔다.
양승호 롯데 감독은 "조성환처럼 진실되고 성실하면서, 야구를 열심히 하는 선수를 못 본 것 같다. 후배들이 정말 믿고 따를 수 있는 그런 롤모델이다"고 했다. 롯데의 한 프런트는 "조성환이 있기에 선후배간에 끈끈한 정, 위계질서가 있는 롯데 팀 컬러가 유지되는 것 같다"고 했다. 언제부터인가 조성환이 없는 롯데를 생각할 수 없게 됐다.
홍원기 넥센 수비코치는 유격수 강정호에게 수비때 2루수 조성환의 순간적인 판단능력을 배우라고 조언을 했다고 한다.
2009년 두산에서 롯데로 이적한 홍성흔은 두산 색을 지우고 롯데의 일부가 된 지 오래다. 양준혁 SBS 해설위원은 "모든 감독들이 홍성흔처럼 파이팅이 넘치고 팀 분위기를 밝게 만들어주는 선수와 함께 야구를 싶어할 것"이라고 했다.
9년 만에 삼성에 복귀한 이승엽은 특유의 조용한 리더십으로 후배들에게 다가서는 유형이다. 포수 진갑용과 함께 어느새 팀의 최고참. 목소리를 낼법도 한데, 불필요하게 나서는 법이 없다고 한다. 양준혁 위원은 최근 삼성의 부진을 질타하는 스포츠조선 특별 기고에서 "삼성 타자들 중에 이승엽만 눈빛이 살아 있다"고 했다.
이들 1976년 생 동기생들의 특별함은 성적에서도 나타난다.
조성환은 개막전부터 기복이 없는 꾸준한 활약으로 공격에 기여하고 있다. 14일 현재 3할4푼으로 타격 3위다. 홍성흔은 최근 주춤하고 있지만 26타점으로 이 부문 선두를 지키고 있다. 또 이승엽은 타격 2위(3할6푼2리). 홈런 5위(5개)에 올라 있다.
이들과 함께하는 롯데와 삼성 선수들은 행복하다. 바로 곁에 최고의 선배들이 있으니.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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