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전의 명수가 시즌 운명을 좌우한다?'
최하위 한화는 최근 역전 승부의 극과 극 희비를 제대로 보여줬다.
11일 청주 롯데전에서 5회초까지 0-7로 뒤져있던 한화는 5회말 5득점, 8회말 8득점 등 영화같은 대역전극을 연출하며 15대9 승리를 챙겼다.
7점 차의 열세를 6점차 승리로 뒤집은 역전승의 진수였다. 하지만 나흘 뒤인 15일 잠실 두산전에서는 롯데에 안겨줬던 수모를 그대로 되받았다.
5회초까지 한화는 6-1로 앞섰다. 야구에서 이 정도 점수차라면 웬만해서 패할 상황이 아니다. 하지만 5회말부터 3이닝 연속 대거 실점하면서 8대11로 분루를 삼켰다.
스포츠에서 역전 승부는 극과 극의 짜릿함과 허탈감을 안겨준다. 특히 어이없이 역전패했을 때 받게되는 심리적 충격은 역전승의 기쁨보다 훨씬 강하고 후유증도 오래간다는 게 현장의 목소리다.
아니나 다를까. 역전 승부에 약한 팀은 올시즌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현재 한화는 역전승과 역전패 부문에서 각각 3위(6승), 4위(5패)를 기록하며 그리 나쁜 성적은 아니다. 이 순위는 경기 초반 선제점을 허용했다가 뒤집은 경우를 포함하기 때문에 그럴 수 있다.
하지만 선발투수 승리요건의 기준이 되는 5이닝으로 파고 들어가면 취약한 한화의 현실이 그대로 나타난다. 5회까지 유지한 리드를 끝까지 지켜낸 경우는 9경기 중 6승으로 전체 최하위(승률 0.667)에 불과하다. 5회 리드 경기에서 가장 높은 역전패 확률을 보인 것이다. 5회까지 뒤지다가 역전승을 한 경우에서도 총 15경기 가운데 2승으로 전체 6위(승률 0.133)를 기록했다.
그나마 7회까지로 범위를 넓혔을 경우 역전패를 한 차례도 당하지 않았다. 하지만 7회까지 뒤진 경기에서의 성과는 1승14패(승률 0.067), 6위에 그쳐 뒷심에서 크게 처지는 단점을 드러냈다.
팀순위 7위에 머물고 있는 KIA는 한화보다 더 심각했다. KIA는 올시즌 가장 적은 역전승(1승)을 기록한 반면 가장 많은 역전패(7패)를 당했다. 5회까지 앞선 11경기에서 역전패한 경우가 1차례로 1위를 달렸지만 5회까지 뒤진 경기 실적이 무승9패로 역전승 뒤집기 능력에서는 턱없이 부족했다.
디펜딩챔피언 삼성이 올시즌 중하위권(15일 현재 공동 5위)에서 고전하는 이면에도 역전 승부의 명암이 자리잡고 있다. 삼성은 지난해 역전승 최다(41승), 역전패 최소(20패)로 '역전의 명수'란 칭찬을 받았다.
하지만 올시즌에는 역전승 7위(3승), 역전패 2위(6패)로 지난해와 상반된 모습이다. 특히 삼성은 5회와 7회까지 뒤진 경기에서 역전승을 일궈낸 순위에서 각각 7위 밖에 안되는 등 극심한 뒷심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반면 선두 두산은 전체 역전승 1위(7승)를 달리는 것을 비롯해 5회 이후 역전승 1위(4승8패), 7회 이후 역전승 2위(2승11패)로 역전 승부에 강한 모습이다.
결국 '역전의 명수'가 팀 성적을 좌우하고 있는 양상이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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