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적이 없는 팀이 강팀이다. 프로야구에서 불변의 진리다. 하지만 매년 천적관계는 생겨난다. 올시즌에도 새롭게 형성된 천적관계가 눈에 띈다. 어느 팀이든 특정팀을 만나면 힘을 쓰지 못하는 경우가 있지만, 팀순위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시점이라면 문제가 달라진다. 페넌트레이스는 21일까지 134경기를 치러 전체 일정의 25.2%를 소화했다. 상하위 순위가 분명하게 갈리기 시작하는 시점이다. 천적 때문에 고전하는 팀이 생겨나고 있다.
시즌초 승승장구하던 두산은 LG를 만나면서 5위로 추락했다. 지난 18~20일 잠실 3연전을 모두 내주면서 승률이 5할까지 떨어졌다. 두산은 지난해 LG를 상대로 12승7패의 우세를 보였고, 통산 맞대결에서도 288승15무255패로 앞섰다. 올시즌 1승5패로 밀리면서 잠실 라이벌 사이에 역전 현상이 일어난 셈이다. 두산으로서는 분위기 쇄신이 필요한 시점. 22일 인천 SK전을 앞두고 이명수 타격코치를 2군으로 내려보냈다.
그런 두산은 반대로 삼성에는 압도적인 우세를 보이고 있다. 올시즌 맞대결에서 4승1패를 기록했다. 김진욱 감독은 지난해말 지휘봉을 잡으면서 "전력면에서 삼성에 뒤질 것이 없다. 우리도 우승할 수 있다"며 타도 삼성을 취임 일성으로 밝힌 바 있다. 지난해 우승을 차지했던 삼성 내부에서도 두산을 넘지 않고서는 2연패를 이룰 수 없다는 분위기가 일고 있다. 삼성은 또한 넥센에도 약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주말 넥센에 3연패를 당하며 올시즌 상대전적에서 2승4패로 밀렸다. 넥센은 삼성을 잡으면서 선두권을 넘보는 입장이 됐다.
KIA는 롯데전 12연패에 빠졌다. 지난 주말 부산에서 3연전 스윕을 당했다. 올시즌 4차례 맞대결에서 전패했다. 지난해 6월30일 이후 롯데를 상대로 단 한 번도 이기지 못했다. 롯데가 하위권으로 추락하는 시점에서 만나 최소 2승1패를 노렸던 KIA로서는 충격이 컸다. KIA는 지난 2002~2003년에 걸쳐 역대 특정팀 상대 최다인 18연승을 달렸던 적이 있다. 세월이 무상함을 다시 한 번 느끼고 있다.
한화는 SK를 상대로 올시즌 6전 전패를 당했다. SK전을 빼놓고 계산하면 이날 현재 전적이 13승16패다. 반대로 SK는 올해 한화를 만나지 않았다면 성적이 13승1무12패에 머물 수준이다. 한화로서는 SK를 만나기 이전 두산을 상대로 2연승을 달리며 분위기를 바꿔 놓았지만, 그 기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김태균-최진행 두 거포가 맹타를 터뜨리기 시작하는 시점이라 아쉬움이 많이 남았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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