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에 넥센전 스윕(3연패)은 적지않은 충격을 던졌다. 5할 승률이 무너진 것은 아무 것도 아니다. 선수단이 위기의식을 갖고 바짝 긴장했다. 부진했지만 믿고 맡겼던 최형우와 배영섭 같은 주전 두명을 2군으로 내렸다. 이승엽을 처음으로 4번 자리에 배치했다. 주장 진갑용은 머리카락을 짧게 자르고 나타났다. 선수들에게 일침을 놓기도 했다. 류중일 삼성 감독은 21일 마스크 등을 착용하고 앞으로 팀의 승승장구를 기원하는 차원에서 팔공산 갓바위에 올랐다. 또 경북고 시절 은사(구수갑씨) 등을 모시고 저녁식사를 겸해 조언을 듣기도 했다.
첫 4번 타자가 된 이승엽
이승엽(36)이 이번 시즌 처음으로 4번 타자로 나섰다. 류중일 감독은 그동안 극심한 타격 부진에 시달렸던 2011년 홈런왕 최형우와 신인왕 배영섭을 21일 2군으로 내려보냈다. 대신 2군에서 우동균과 김헌곤을 올렸다. 또 타순에도 큰 변화를 주었다. 최근 좋은 타격감을 유지하고 있는 이승엽을 4번에 박으면서 무게를 실었다. 이승엽은 9년전 일본으로 진출하기 전 삼성의 4번 타자 역할을 주로 했었다. 이승엽은 지난해 12월 친정 삼성으로 돌아왔다. 이번 시즌 줄곧 3번 타자로만 출전했다. 이번 시즌 33경기에서 타율 3할6푼4리, 25타점, 7홈런을 기록했었다.
이승엽은 "4번 타자라는 부담감은 없다. 그냥 네번째 타자로 보면 된다"고 담담한 반응을 보였다. 그는 "최형우가 2군에서 충전하고 10일 뒤 돌아오면 제자리인 4번으로 가야 한다"면서 "그때까지 나는 최형우의 땜방 역할을 잘 해주면 그만이다. 4번은 홈런왕 최형우가 맡아야 한다"고 했다.
류중일 감독은 그동안 4번 자리에 최형우와 박석민을 세웠다. 최형우가 부진하자 최근에는 박석민에게 4번을 맡겼다. 하지만 팀이 제대로 상위권으로 치고 올라가지 못하자 결국 이승엽에게 가장 힘든 자리인 4번을 맡긴 것이다. 이승엽의 타격감이 삼성 타자 중 가장 좋기도 하다. 그는 22일 대구 롯데전에 앞서 평소 보다 1시간 빨리 나와 특타(특별타격훈련)를 했다.
주장 진갑용이 군인 머리를 하고 나타났다
주장 진갑용이 긴 머리를 군인 수준으로 짧게 자르고 22일 대구구장에 나타났다. 원래 해병대 군인 헤어스타일를 즐기는 권오준도 더 바짝 머리카락을 밀었다.
진갑용은 주장이다. 주장이 갑자기 삭발에 가까운 변신을 하고 나타나자 후배 선수들은 긴장할 수밖에 없다. 진갑용(38)은 나이로 따졌을 때도 삼성 선수들 중 가장 많다. 진갑용은 그동안 팀이 부진해도 선수들에게 자주 잔소리를 하지 않았다. 선수들이 알아서 슬럼프를 극복할 때까지 기다려주었다. 하지만 이날은 달랐다고 한다. 진갑용은 "우리 이제 눈에 불을 키고 하자"고 힘주어 말했다. 지난해 페넌트레이스와 한국시리즈, 아시아시리즈를 모두 제패한 디펜딩챔피언의 자존심을 더이상 구기지 말자는 것이었다.
삼성 선수단은 롯데전을 앞두고 평소 보다 30분~1시간 정도 빨리 대구구장에 나와 훈련을 시작했다.
그러나 그 효과는
삼성은 롯데와 접전 끝에 박한이의 결승 타점과 이승엽의 쐐기 타점 등으로 5대1로 승리, 3연패 사슬을 끊었다. 이승엽은 4타수 2안타 1타점을 기록했다. 진갑용은 4타수 1안타 1타점을 올렸다.
긴장모드에 들어간 삼성의 최근 변화가 팀 분위기를 완전히 바꿨다고 속단하기는 이르다. 여전히 삼성 타선은 신뢰하기 어렵다. 중간 불펜도 지난해 같은 견고한 맛이 없다. 또 삼성은 이달말까지 롯데와 2경기, SK 3연전, 한화 3연전 총 8경기가 남았다. 세팀 모두 쉬운 상대가 아니다. 삼성은 어떻게든 5월말까지 5할 승률을 넘어서야 한다. 그래야 6월부터 상위권으로 치고 올라갈 힘이 생긴다. 삼성은 22일 현재 15승18패1무다. 대구=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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