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야구인들은 원정경기에서 1승(2패)을 거두면 본전이고, 2승(1패)을 챙기면 만족한다는 이야기를 한다. 시즌 내내 반복되는 일정이지만, 아무래도 호텔에서 단체생활을 해야하고, 비교적 익숙하지 않은 환경에서 게임에 나서야하는 원정경기가 홈경기보다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대다수 팀이 홈팬들과 흥행을 의식해 홈경기에 더 신경을 쓰는 경향이 있다. 일부 팀들은 주요 투수의 선발 등판을 홈경기에 맞추기도 한다. 대부분의 팀이 원정승률보다 홈승률이 높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홈경기에 집중하면서, 원정경기에서 얼마나 승수를 쌓느냐가 시즌 성적을 좌우한다고 볼 수 있다. 원정승률이 시즌 성적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얘기다.
5월 21일 현재 원정승률이 가장 높은 팀은 LG다. 17경기에서 11승6패를 기록, 원정승률이 6할4푼7리다. SK가 7승1무5패, 승률 5할8푼3리로 뒤를 잇고 있고, 넥센이 10승1무8패, 승률 5할5푼6리로 3위다. 이들 세 팀의 최근 상승세를 보여주는 수치다.
LG는 지난 주말 원정 두산전, SK는 대전 한화전에서 3연승했다. 넥센은 지난 주중 부산 롯데전에서 3경기를 쓸어 담았다. 2연패 중이던 넥센은 부산 원정경기에서 3연승을 거두며 분위기를 타더니, 지난 주말 삼성과의 홈 3연전까지 스윕했다. 넥센의 상승세가 워낙 거세기도 했지만, 원정 3연승 효과가 이어졌다고 볼 수 있다. 부산 원정 3연전이 상위권 도약의 발판이 된 것이다.
지난 시즌 넥센은 원정경기에서 17승49패. 승률 2할5푼8리에 그쳤다. 김시진 넥센 감독은 격세지감을 느낄 것 같다.
17일 부산 원정경기에서 롯데에 9대1 완승을 거두고 3연승을 싹쓸이한 넥센 선수들이 하이파이브를 하며 기뻐하고 있다. 부산=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m.com
지난 주중 LG전에서 1승2패로 주춤했던 SK도 한화를 상대로 3승을 챙기며 1위를 수성했다. LG와 넥센, SK와 함께 두산(8승1무7패), 롯데(7승7패)가 원정승률 5할 이상을 기록했다. 이들 다섯 팀이 1~5위에 랭크돼 있다.
8개 구단 중 홈승률보다 원정승률이 높은 팀은 LG와 두산, 두 팀뿐이다. LG는 홈에서 8승9패, 승률 4할7푼에 그쳤지만, 원정에서 펄펄 날았다. 지난 주말 원정 두산전 3전승 덕분이다. 두산은 홈에서 8승9패, 원정경기에서 8승1무7패를 마크했다.
반면, 한화는 원정경기와 홈경기에서 모두 6승13패, 승률 3할1푼6리에 그쳤다.
물론, 가장 바람직한 것은 홈과 원정 상관없이 고르게 성적을 거두는 것이다. 실제로 상승세를 탄 팀이 경기 장소와 무관하게 좋은 분위기를 이어가는 경우가 적지 않다. 김시진 넥센 감독은 "예전에 비해 원정경기 핸디캡을 크게 의식하지 않는 것 같다. 홈에서는 선수들이 일찍 경기장에 나와야 하는데, 원정 때는 2~3시간 더 쉬고 숙소를 나서면 된다. 원정경기의 장점도 있다"고 했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프로야구 8개 구단 원정-홈경기 성적
팀=원정성적(승률)=홈성적(승률)
LG=11승6패(0.647)=8승9패(0.470)
SK=7승1무5패(0.583)=12승7패(0.631)
넥센=10승1무8패(0.556)=9승6패(0.600)
두산=8승1무7패(0.533)=8승9패(0.470)
롯데=7승7패(0.500)=10승2무8패(0.555)
삼성=8승1무10패(0.444)=7승8패(0.467)
KIA=8승12패(0.400)=4승2무6패(0.400)
한화=6승13패(0.316)=6승13패(0.316)
※5월 21일 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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