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홈런치고 도루하는 '호타준족'이 탄생할까.
한때 '20-20클럽'이 별 것 아닌 것처럼 보이는 때가 있었다. 20홈런과 20도루를 함께 달성하는 것이 그리 어렵지 않았다.
89년 김성한 전 KIA 감독이 해태시절 처음으로 20-20클럽을 달성했을 때만해도 대단한 기록으로 여겨졌지만 이후 다수의 20-20클러버가 탄생하며 중요성이 잊혀지기 시작했다. 90년대엔 무려 21명의 20-20클러버가 나왔다. 매년 평균 2명은 탄생했다는 것. 97년 5명, 99년 6명 등 웬만한 중거리타자들의 목표는 20-20클럽이었다. 그러나 2000년대에 와서는 달성한 선수가 11명으로 줄었다. 펜스거리가 짧았던 대구, 광주 등 작은 구장이 펜스거리를 늘리며 홈런수가 뚝 떨어졌고, 투수들의 기술이 늘며 퀵모션이 빨라지고, 포수의 송구능력도 좋아져 도루 수도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지난 2009년 클락(히어로즈·24홈런-23도루), 신명철(삼성·20홈런-21도루), 강봉규(삼성·20홈런-20도루) 등 3명이 20-20클럽을 달성한 것이 마지막이다. 2010년대 들어서는 2년간 한명도 배출하지 못했다. 30-30클럽은 2000년 박재홍(SK)이 현대시절에 기록한 이후 단 한명도 나오지 않고 있다.
올해는 가능성이 엿보인다. 홈런 1위 강정호(넥센)가 제1후보다. 홈런만 펑펑 터뜨리는게 아니라 열심히 달리기도 한다. 28일 현재 14홈런으로 1위를 달리고 있는 강정호는 도루도 9개로 9위에 올라있다. 10번 시도해 한번만 실패했으니 도루 성공률도 매우 좋다. 현재 페이스로보면 20-20클럽은 물론, 부상만 없다면 12년간 나오지 않은 30-30클럽도 노려볼만하다.
LG 박용택도 후보 중 하나다. 항상 20-20클럽이 가능한 선수로 꼽히지만 한번도 달성한 적은 없다. 올시즌엔 6홈런에 10도루를 기록하고 있다. 이런 추세로 나가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 도루는 문제 없을 듯. 20도루 이상을 기록한 게 6번이나 된다. 문제는 홈런이다. 잠실구장을 홈으로 쓰는 장애물이 있다. 박용택이 20-20을 달성못한 것도 홈런 때문이었다. 한번도 20홈런 이상을 기록한 적이 없었다.
역대 20-20클럽을 가장 많이 달성한 선수는 양준혁과 박재홍으로 4차례씩했다. 박재홍은 30-30클럽도 세번을 기록. 최고령달성자는 양준혁으로 삼성시절인 2007년에 38세 4개월 9일만이었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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