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중견 해설위원은 5월 15일부터 17일까지 이어진 넥센과의 3연전을 치르는 롯데를 보며 "이 선수의 공백이 이렇게 클 줄이야"라며 아쉽다는 반응을 보였다. 팀의 주포인 홍성흔도, 안방마님 강민호도, 에이스 송승준도 아니었다. 롯데는 넥센과의 3연승에서 스윕을 당하며 위기에 빠졌다. 넥센의 분위기가 좋았던 것도 있지만 팀 타선이 짜임새가 전체적으로 떨어진 모습이었다. 이 해설위원이 언급한 주인공은 바로 김주찬이었다.
김주찬이 돌아오자 살아난 롯데 타선이다. 허벅지 부상으로 지난 16일 1군 엔트리에서 빠졌던 김주찬은 26일 잠실 두산전을 앞두고 1군에 복귀했다. 김주찬은 복귀전에서 4타수 1안타, 그리고 27일 경기에서 5타수 무안타로 부진했다. 하지만 부진했던 팀 타선은 완벽히 살아났다. 26일 10안타, 27일 12안타를 터뜨리며 두산을 셧아웃 시켰다. 그야말로 '김주찬이 롯데 핵타선의 뇌관'이라는 말을 증명하는 장면이었다.
본인은 부진한데 팀 타선이 살아나는 아이러니컬한 일이 일어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일단 김주찬으로 인해 타순이 안정적으로 돌아간다. 실제 김주찬이 빠져있는 동안 황재균이 1번으로 나섰다. 하지만 황재균의 타격 스타일은 실질적으로 1번이 아니었다. 컨택트보다는 일발 장타력이 좋은 황재균을 1번에 넣은 것은 단지 당시 황재균의 타격 컨디션이 가장 좋았던 이유 때문이었다. 손아섭이 1번을 맡기도 했지만 공격적 성향이 강한 손아섭 역시 1번은 어울리는 타순이 아니었다. 때문에 전체적인 타순의 밸런스가 흐트러졌다. 테이블세터에도, 중심타선에도 무게가 실리지 못하는 어정쩡한 타순이었다는 뜻.
여기에 상대 투수들의 부담이 늘어날 수 밖에 없다. 선두타자 김주찬이 출루할 경우 투수는 타자 뿐 아니라 주자 김주찬 견제에도 신경을 써야하기에 경기를 제대로 풀어나가기 힘들다. 김주찬이 출루를 못해도 그 효과는 크다. 27일 두산전을 보자. 두산 선발 김선우는 1회 김주찬을 1루 땅볼로 어렵게 잡아냈다. 하지만 이후 긴장이 풀렸는지 연속 안타와 볼넷 등을 허용하며 4실점 했다. 타자 일순 후 2회 선두타자도 김주찬. 김주찬을 2루 땅볼로 잡아냈지만 2번 손아섭에게 내야안타를 허용하며 흔들렸고 또다시 적시타를 얻어맞으며 1실점 했다.
김주찬은 올시즌을 마치면 FA 자격을 얻는다. 현재 국내 프로야구에 김주찬 정도의 타격과 주루, 수비를 갖춘 오른손 외야수가 없기 때문에 주가는 폭등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본인은 덤덤하다. FA에 신경쓰기 보다는 자신의 플레이에만 집중하다보면 팀 성적, 개인 성적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다는 생각이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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