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두번은 쳤었겠죠? 부담은 없습니다."
삼성 류중일 감독은 지난해 홈런-타점왕 최형우의 타순을 놓고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 성적 부진으로 2군으로 내려갔던 최형우는 지난 31일 대전 한화전에 맞춰 1군에 복귀했다. 이날 최형우는 6번 타순에 기용됐다. 다소 의외였다. 류 감독은 당시 "형우의 부담을 덜어주려면 이승엽과 떨어뜨려 놓는게 좋다. 그래서 6번에 넣었다"고 설명했다. 이승엽은 최근 4번타자로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하루 뒤인 1일 대구 두산전서 최형우는 3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했다. 류 감독은 이날 경기를 앞두고 "상대 선발이 오른손 니퍼트니까 3번에 넣은 것"이라며 "승엽이와 떨어뜨려 놓는다는 원칙은 변함없다. 다만 승엽이 앞에 형우를 기용하는 것은 상관없다. 승엽이 앞이기 때문에 오히려 더 편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류 감독의 말은 최형우는 앞으로 상대 선발이 오른손일 경우 3번, 왼손일 경우 6번타자로 출전하게 된다는 뜻이다.
최형우가 올시즌 시작부터 깊은 부진에 빠지자 주위에서는 앞타자 이승엽 때문이라는 이야기가 나왔다. 삼성은 시즌초 3번 이승엽, 4번 최형우, 5번 박석민으로 중심타선을 짰다. 이승엽에게 모든 시선과 기대가 쏠리는 상황에서 4번 최형우가 상대적으로 부담을 가질 수 밖에 없다는 뜻이다.최형우는 2군으로 내려가기 전 홈런 없이 타율 2할6리, 11타점을 기록했다.
그러나 최형우는 열흘간 2군 경기(14타수 6안타 4타점)에 나서면서 심신을 추스르고 올라와 맹타를 터뜨렸다. 한화 선발 류현진을 상대로 시즌 첫 홈런을 터뜨리는 등 3타수 3안타 2타점 2득점으로 모처럼 이름값을 해냈다. 결국 마음의 짐을 덜기 위해 2군으로 내려갔던 것이 약이 된 셈이었다.
지난 2010년 9월4일 부산 롯데전 이후 처음으로 3번 타자로 나선 최형우는 "3번을 쳤던 기억은 잘 나지 않는다. 아마 한 두 번 정도 치지 않았겠나 싶다. 그렇다고 부담스럽고 그러진 않다"고 말했다.
대구=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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