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무서운 페이스다. 이대로라면 힘들 것만 같았던 '3할-20홈런'은 거뜬히 넘어설 수 있을 듯 하다. 그만큼 확실히 일본야구에 대한 감을 잡은 이대호의 모습이다.
오릭스 이대호가 '한국보다는 한수 위'라는 일본 투수들을 상대로 연일 맹타를 터뜨리고 있다. 일본 최고의 인기팀인 요미우리도 이대호를 넘어서지 못했다. 이대호는 2일 일본 오사카 교세라돔에서 열린 요미우리와의 교류전에서 4안타 3타점을 폭발시켰다. 10개로 홈런 단독 선두를 달리고 있는데 이어 타율을 2할9푼4리까지 끌어올렸다. 타점도 32개가 되며 어느새 리그 2위로 올라섰다.
4월 이대호의 모습을 돌이켜보면 지금의 맹활약은 상상하기 힘들었다. 처음 접하는 일본야구는 낯설었다. 여기에 상대투수들의 집중적인 견제에 시달렸다. 1할대 타율에서 벗어나지를 못했고 기대를 모았던 홈런포는 터지지 않았다.
그런 이대호가 5월 극적인 반전을 이뤄냈다. 4월 2개이던 홈런수가 어느새 10개로 늘었다. 타율도 곧 3할을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2일 요미우리전을 보면 이대호가 환골탈태할 수 있었던 이유가 보인다. 5월 이대호의 타구를 보면 우측으로 밀어친 타구들이 현격히 늘어난 것을 볼 수 있다. 요미우리전 1회, 3회 두 타석 모두 상대선발 사와무라를 상대로 우전안타를 기록했다. 바깥쪽으로 꽉 찬 공을 무리 없이 밀어냈다. 몸쪽공을 던지다 실투가 나올 경우 큰 타구를 맞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상대 배터리들이 바깥쪽 승부를 집중적으로 하기 시작했고 이대호는 영리하게 이 공들을 밀어치기 시작한 것이다. 안타수가 늘어나며 자신감을 찾았고 점점 큰 타구도 나오기 시작했다. 4월에는 큰 타구를 만들어내기 위해 무리하게 잡아당기는 경향이 커 타격 밸런스가 무너졌던 아픈 기억이 있었다. 이대호는 이날 경기 후 "오카다 감독님께서 야구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와주신다. 그리고 팀 동료들이 나에게 좋은 찬스를 많이 만들어주는 것도 고맙다"는 소감을 밝혔다.
이 페이스라면 3할은 물론, 20홈런을 넘어 30홈런 고지도 노려볼 수 있게 됐다. 일본프로야구에 진출한 한국인 타자 중 최고의 기록을 세우게 되는 것이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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