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을 받고 싫어할 사람이 누가 있을까. 그리고 선물을 한 사람이 국민타자라면?
9일 인천 문학구장. 덕아웃에 앉아있는 삼성 류중일 감독의 파란색 운동화가 유난히 빛났다. 류 감독의 얼굴도 전날 아쉽게 패한 것을 잊은 듯 생글생글. 류 감독은 취재진에 신발을 보여주며 "승엽이한테서 선물받았다"고 자랑했다. 뒤꿈치 부분에 류 감독의 배번인 75번과 한자로 된 이름이 자수로 새겨져있었다. 이 평범하지 않은 운동화를 전날 경기전 받았다고.
"원래 광저우 아시안게임 때 받았던 운동화를 신었는데 승엽이가 유니폼과 운동화 색이 매치가 안된다고 일본에서 주문까지 해서 줬다"며 후배이자 제자의 선물 자랑을 멈추지 않았다.
류 감독은 이승엽에게서 받은 선물 중에 지갑도 있다고 했다. "10년 전쯤 승엽이가 MVP를 탔을 때 코칭스태프에게 지갑을 선물했었다. 당시 잊고 있다가 아들이 지갑이 필요하다고 해서 찾다보니 그대로 있어서 꺼내보니 천원이 들어있더라. 이승엽의 사인이 돼 있는 지갑을 아들이 정말 좋아하더라. 지금도 잘 쓰고 있다"고 했다.
류 감독은 "감독 그만 둘 때까지 신어야지"라며 연신 미소를 지었다. 어떻게 보면 그냥 운동화 한켤레지만 그 속에 들어있는 존경과 사랑이 치열한 순위 경쟁에서도 웃을 수 있는 여유를 줬다.
인천=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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