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홈런타자와 다르다."
넥센 유격수 강정호는 올시즌 넥센 돌풍의 중심이자 프로야구판의 주요 관심대상이다.
9일 현재 홈런랭킹 1위(16개)로 시즌 초반부터 움켜쥔 홈런 선두 자리를 한 번도 빼앗기지 않고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지난 2009년 홈런 23개를 친 이후 홈런 전문타자와는 사실 거리가 멀었던 강정호다. 그런 그가 올시즌에는 홈런왕 자리도 넘볼 태세다.
넥센 김시진 감독은 강정호의 홈런왕 등극 가능성에 대한 질문을 받자 '강정호 예찬론'으로 홈런왕을 기대하고 있다는 속마음을 내비쳤다.
김 감독이 펼친 '강정호 예찬론'은 다른 홈런타자와 비교할 때 차원이 다르다는 것이다. 홈런만 감당하는 것도 쉽지 않은데 수비와 도루까지….
상대적으로 훨씬 무거운 체력부담을 이겨내고 '1인3역'을 소화하고 있다는 김 감독의 칭찬이다. 그래서 강정호의 홈런은 차원이 다르다는 것이다.
홈런만 잘치는 게 아니다
김 감독은 홈런 레이스에서 공동 3위(12개)로 강정호와 경쟁인 팀 동료 박병호와 이승엽(삼성)을 거명하며 강정호의 노고를 치하했다. 강정호는 유격수이고, 박병호 이승엽은 1루수다. 김 감독은 "1루 수비의 부담을 무시하는 것은 아니다. 송구를 많이 잡아야 하는 1루수도 송구가 어느 방향으로 날아들지 모르기 때문에 스트레스가 심하다"고 전제한 뒤 "하지만 수비시 커버해야 할 영역이나 활동량, 민첩성 등을 감안하면 유격수가 더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홈런랭킹 2위(13개)인 최 정(SK)도 주포지션이 3루다. 강정호는 다른 경쟁자들과 비교할 때 그라운드에서 더 힘든 역할을 떠맡고도 많은 홈런을 쳐냈다는 것이다. 그도 그럴것이 강정호는 수비 포지션에서만 불리한 게 아니었다. 홈런랭킹 상위권을 형성한 '빅4'의 출전일지를 분석한 결과다. 우선 강정호와 박병호(이상 50경기) 최 정(49경기)은 올시즌 풀타임 출전했다. 이승엽은 51경기중 1경기를 쉬었다. 이런 가운데 강정호는 수비부담을 덜 수 있는 지명타자로 출전한 게 1번 뿐이다. 박병호는 7차례였고, 이승엽은 절반이 넘는 27경기에서 지명타자로 출전했다. 최 정은 지명타자 출전없이 유격수로 4차례(경기중 수비이동 1차례 포함) 출전했다. 체력소모가 큰 선발 수비를 꾸준히 하는 것도 힘든데 강정호는 도루에서도 진가를 발휘한다. 9일 현재 13개로 도루랭킹 공동 3위다. 도루성공률에서는 0.929로 도루랭킹 8위(12개) LG 이대형(성공률 1.000)에 이어 공동 2위다. 김 감독은 "강정호가 30(홈런)-30(도루) 대기록을 달성할 모양이다"며 강정호의 전천후 활약이 놀랍다는 눈치였다.
피나는 훈련이 가져온 결과
강정호의 이같은 '팔방미인' 활약은 보통 체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힘든 성과다. 하지만 강정호를 관찰해온 김 감독은 강정호의 체력이 과거와 비교할 때 별 차이가 없다고 했다. 대신 강정호의 시즌 준비과정에 높은 점수를 줬다. 김 감독은 "스프링캠프때 모든 선수들이 열심히 훈련했다. 특히 강정호는 매일 밤 배팅 케이지로 나와 2시간 이상 배팅훈련을 했다"면서 "충분한 준비를 한 결과"라고 말했다. 배팅에 자신감이 붙으면서 막상 잘 쳐내니까 타석에서 저축한 체력을 수비로 분산시킬 수 있었다는 것이다. 김 감독은 "강정호의 올시즌 큰 장점은 몇경기 타력이 떨어지는 듯하다가도 안타 한두 개를 치며 다시 올라온다는 것"이라면서 "지금 페이스롤 볼 때 앞으로 별다른 슬럼프를 겪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여기에 박흥식 타격코치는 손목 힘이 좋은 특유의 장점을 되살리며 강정호의 완성도를 높였다고 한다. 박 코치는 "강정호는 지난해 4번타자였던 부담에다 홈런 욕심에 스윙이 커져있었다"면서 "손목 힘이 좋으니 간결하게 스윙해도 된다고 주입했다"고 말했다.
대전=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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