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양승호 감독은 팬서비스가 참 좋은 감독이다. 경기장을 일찍 찾은 팬들에게 다가가서 인사를 나누기도 하고 사인도 친절히 해준다. 취재진도 언제나 밝은 표정으로 맞아 인기가 좋다. 이런 양 감독이 쉽게 알아차리지 못할 만한 깜짝 팬서비스를 해 눈길을 끌었다. 과연 무엇이었을까.
양 감독은 10일 부산 KIA 6회초 선발 사도스키를 교체하기 위해 마운드에 올랐다. 이 장면을 유심히 지켜본 팬들은 이상한 점을 발견했을 것이다. 외국인 투수 교체를 위해 마운드에 오르는데 통역이 함께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숨은 사연이 있었다.
양 감독은 9일 KIA전을 앞두고 한국말에 능한 사도스키와의 재미있는 사연들을 공개했다. 예를 들면 이렇다. 양 감독이 사도스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어 통역에게 그 말을 건네면 통역이 되기도 전에 사도스키가 "알겠습니다"라고 대답을 해버린단다. 교체를 위해 마운드에 오르니 "더 던질 수 있습니다"라고 말한 사도스키가 곧바로 안타를 허용하자 다시 마운드에 오른 양 감독이 말을 꺼내기도 전에 "공 여기 있습니다"라고 말하며 얼른 마운드를 내려가버렸다는 얘기도 들려줬다.
"마운드에 오를 때도 통역이 굳이 필요하지 않은 것 아닌가"라는 말이 나오자 양 감독은 "사도스키가 웬만한 말은 다 알아듣기 때문에 가능하겠다"며 웃었다. 그리고 약속을 했다. 경기를 지고 있거나 심각한 상황에서는 힘들겠지만 경기를 리드하고 있을 때 교체를 위해 올라갈 때는 통역 없이 혼자 마운드에 올라가는 것을 시도해보겠다고 했다. 이를 알아보는 팬들에게는 소소하지만 작은 팬서비스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양 감독은 하루 만에 약속을 지켰다. 교체 상황이라 긴 대화는 없었다. 잘 던지던 사도스키로서는 조금 이른 강판이었기에 아쉬웠을 수도 있을 상황. 과연 사도스키는 홀로 마운드에 오른 양 감독에게 무슨 말을 했을까.
부산=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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