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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스마스터' 윤빛가람 "내 런던행 가능성은..."

by 전영지 기자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 축구대표팀이 1일 파주 트레이닝 센터에 모였다. 윤빛가람(성남)이 취재진과 인터뷰 도중 등에 맨 백팩에 시선이 쏠리자 '지인에게 선물 받은 것'이라며 한바퀴를 돌아보였다. 런던올림픽 스페셜 에디션으로 출시된 MCM 백팩에는 런던올림픽을 상징하는 영국 국기가 장식되어 있다. 런던 올림픽을 향한 열망을 드러냈다.  파주=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2.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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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빛가람(22)은 올해 초 성남 입성 후 따로 집을 구했다. 평소 꿈꾸던 대로 강아지를 '입양'했다. 각별한 애정을 쏟았다. 오죽하면 신태용 성남 감독이 "(전)현철이랑 같이 강아지똥 치우러 다니느라 바쁘다"고 농담할 정도였다. 시리아전을 마치고 돌아온 윤빛가람에게 강아지의 안부를 물었더니 순간 낯빛이 어두워졌다. "강아지랑 작별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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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훈련,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원정 등 바쁜 일정 속에 강아지까지 돌보기란 생각처럼 쉽지 않았다. "좋아한다고 책임질 수 있는 건 아니더라"고 했다. 올림픽대표팀 입성을 앞두고 윤빛가람은 결단을 내렸다. 애지중지하던 강아지를 믿을 만한 지인에게 맡겼다. 좋아하던 모든 일, 하고 싶은 모든 일을 축구 다음으로 미뤘다. "축구에만 집중해야 할 때인 것 같아서요"라며 웃었다.

지난 7일 마지막 올림픽대표팀 평가전 시리아전에서 혼신의 힘을 다했다. 스스로에 대한 평가는 의외로 박했다. "열심히 하는 건 기본이다.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지만, 가진 걸 더 쏟아냈어야 하는데… 경기력에 만족하지 못했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5월 성남에서 8경기를 소화했다. FA컵 수원시청전, 아시아챔피언스리그 분요드코르전에서 살인스케줄 속에 극강의 플레이를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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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전, 진짜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죽어라 뛰었는데, 마음은 정말 '박지성'처럼 뛰고 싶은데 몸이 뜻대로 안됐다." 욕심과 아쉬움이 함께 묻어났다. 그러나 이날 '적장' 시리아 감독은 '7번' 윤빛가람을 가장 눈에 띄는 선수로 꼽았다. 홍명보 감독 역시 "윤빛가람 선수가 준비를 많이 해온 것 같다"고 했다. 의외의 호평에 "놀랐다"고 했다.

7일 홍명보호의 시리아 평가전에서 7번 유니폼을 입고 선발 출전한 미드필더 윤빛가람. 화성=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2.06.07/

홍 감독은 이날 윤빛가람을 풀타임 기용했다. 수비형 미드필더, 공격형 미드필더, 섀도 스트라이커로 돌려 세우며 충분히 지켜봤다. 소속팀 성남에서의 경험이 멀티플레이어를 요구하는 올림픽대표팀에서 빛을 발했다. 올시즌 신태용 감독은 윤빛가람을 '공격형'으로 단련시켰다. 윤빛가람은 앞을 보고 플레이하는 수비형 미드필더가 등지고 서는 공격형 미드필더보다 편하다고 했었다. "처음에 신 감독님이 그 자리에 서라고 했을 때는 여기 서서 할 수 있을까 내 스스로 두려웠다. 경기하다 보니 나만의 노하우가 생기고 팀 동료들이 잘 맞춰줬다. 점점 편해졌다"고 했다. "시리아전에서도 전반 수비형 때보다 후반 공격형 때 플레이가 더 좋았던 것 같다"고 자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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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빛가람은 성남에서 자주 공격형 미드필더로 나섰다. 신태용 성남 감독의 혜안이 있었다. 올림픽대표팀이 요구하는 멀티플레이 능력을 충분히 단련했다. 15일 중국 텐진 테다스타디움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조별 예선 G조 6라운드 텐진 테다(중국)와의 경기에서 밝게 웃고 있다. 오른팔에 새긴 '현재에 집중할 수 있다면 행복해질 것이다'라는 문신이 눈에 띈다. 베스트셀러 '연금술사'로 유명한 파울로 코엘류의 명언이다.  텐진(중국)=사진공동취재단

올시즌 '성남맨' 윤빛가람의 플레이는 터프해졌다. 대구전에선 퇴장까지 당했다. 프로입단 후 첫 퇴장이었다. 올시즌 24개의 파울을 범했다. 터프하기로 소문난 김성환-박진포(27개)에 이어 팀내 파울 3위다. "상대가 나를 통과하면 안되니까 잡든지 하다보니 파울이 많아진다. 부딪칠 때도 경남 때보다 확실히 더 터프해졌다. 끝까지 쫓아가려고 하고 뺏으려고 하는 점이 달라졌다"고 설명했다. 숱하게 지적받은 수비력 부족에 대해 부정하기보다는 스스로 통감하고, 노력하고 있다. "처음 수비력을 지적 받았을 땐 독을 품었지만 의욕만 앞섰다. 쓸데없는 파울을 많이 했다. 올해는 영리한 파울을 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구자철, 기성용 등 A대표팀 선수들은 물론 한국영, 박종우, 정우영 등 쟁쟁한 포지션 경쟁자가 즐비하다. "런던올림픽에서 뛰는 것보다 일단 18명의 엔트리에 드는 것, 런던에 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엔트리에 든다 해도 '바늘구멍' 경쟁은 계속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런던행 가능성은 여전히 "50대50"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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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만의 경쟁력을 묻는 질문에 한치의 망설임 없이 "역시 패스"라고 답했다. "축구선수라면 누구나 패스는 하죠. 누구나 다 하는 일반적인 패스는 하고 싶지 않아요. 창의적인 전진 패스! 원래 성격이 그래요. 남들이 안하는 것, 튀는 걸 좋아해요." 올림픽대표팀 소집에서 그가 메고 온 런던올림픽 한정판 '핫핑크' 백팩이 떠올랐다. 평범을 거부하는 윤빛가람은 여전히 '핫'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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