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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완, 스트레스 얼마나 심했으면 원형탈모가…

by 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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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왜 이렇게 살이 안찌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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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지나가다 롯데 투수 김수완을 만나면 툭 던지는 말이다. 물론 악의는 없다. 프로야구 무대에서 뛰는 투수로서 살을 더 찌워 더 좋은 공을 던졌으면 하는 바람이 숨어있는 말이다. 하지만 '무심코 던진 돌에 개구리는 맞아 죽는다'라는 속담이 있듯이 이 말이 당사자에게는 엄청난 상처가 될 수 있다.

극심한 스트레스에 원형 탈모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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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KIA와의 3연전 도중 사직구장에서 김수완을 만났다. 평소와 같이 밝은 모습이었다.

하지만 롯데의 한 관계자가 "수완이에게 최근 말못할 고민이 있다"고 귀띔했다. 조심스럽게 김수완에게 무슨 일인지 물었더니 모자를 벗고 뒷 머리를 보여줬다. 머리를 쓸어올리자 뒤통수에 머리카락이 많이 없었다. 머리가 빠진 부분이 제법 넓었다. 머리를 길러 가렸기 때문에 평소에는 전혀 눈치챌 수 없는 일이었다. 김수완은 쑥쓰러운 듯 "스프링캠프를 다녀온 후였다. 머리를 감는데 머리카락이 한움큼 잡혀 깜짝 놀랐다"며 "점점 빠지는 양도 많고 원형 탈모의 부위도 넓어졌다. 지금은 치료를 받아 조금씩 괜찮아지는 단계지만 처음에는 힘들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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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완은 "왜 머리가 빠지는지 그 이유는 잘 모르겠다"고 했다. 하지만 아무 이유 없이 원형 탈모가 생겼을까. 시즌을 앞두고 잘해야겠다는 부담감이 밀려왔고 1군에서 뛸 수 있을지에 대한 스트레스도 밀려왔다. 마음을 편하게 먹으려 시도했다. 하지만 그게 생각처럼 쉽지만은 않은 일이었다.

"너 왜 2010년 만큼 못 던지냐" 말에 상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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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관계자들이나 팬들이 별 의미 없이 툭 던지는 말에 마음의 상처는 더욱 깊어진다. 김수완이 사람들로부터 가장 많이 듣는 말은 두 가지다. "너 왜 2010년 만큼 못 던지냐", "넌 왜 이렇게 살이 안찌냐"이다.

김수완은 신고선수로 롯데에 입단, 2010년 선발진이 무너졌던 후반기 등장해 5승을 거두며 롯데 마운드의 미래로 손꼽혔다. 하지만 지난 시즌에는 24경기 출전, 3패 1홀드라는 초라한 성적을 남겼다. 2010년 대활약에 2011 시즌을 앞두고 주위에 지나친 기대가 그에게 부담으로 작용했다. 김수완은 "나도 잘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 '왜 2010년 만큼 못 던지냐'는 말을 들으면 솔직히 속상할 때가 많다"고 했다.

살은 김수완이 이겨내야 할 최대의 적이다. 김수완은 아무리 먹어도 살이 찌지 않는 스타일이다. 투수가 어느정도 체격이 있어야 구위가 오른다는 것은 상식. 김수완도 이를 모를리 없었다. 지난 시즌을 앞두고는 체중을 늘리기 위해 먹고 또 먹었다. 하지만 살은 찌지 않았다. 이런 선수에게 "좀 먹어라. 안먹으니 살이 안찌는 것 아니냐"라는 말 한마디는 엄청난 스트레스를 준다. 예전 김수완이 기자에게 "살찌는 유전자를 수술을 해서라도 받고 싶다"고 했을 때는 안쓰러운 마음까지 들었다.

롯데의 관계자는 "수완이 말고도 원형 탈모에 시달리는 선수들이 몇 명 더 있는걸로 안다"고 했다. 그만큼 프로야구 선수들은 매일매일 스트레스와 싸워야 한다. 좋은 성적을 내야한다는 생각, 팬들에게 멋진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생각에 잠못이루는 밤이 많다. 자신에 대한 악성 댓글이라도 생기는 날에는 그 스트레스가 극에 달한다. 얼굴이 알려져 대중들 앞에서 스트레스를 풀 마땅한 방법도 없다. 이런 선수들에게 필요한건 그들이 힘과 용기를 얻을 격려와 칭찬이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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