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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에서 나타나기 시작한 KIA 최희섭의 리더십

by 이원만 기자
프로야구 넥센과 KIA의 경기가 13일 목동야구장에서 펼쳐졌다. 최희섭.목동=전준엽 기자 noodle@sportschosun.com/2012.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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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힘으로 분위기를 한번 끌어올려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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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미묘하게 한발 뒤로 물러서있던 거구의 그 사나이, 이제는 앞에서 달린다. KIA 최희섭이 팀의 극심한 위기속에서 서서히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다.

최근 KIA의 팀 분위기는 그야말로 '최악'이다. 6월의 첫 원정 3연전에서 SK에 두 차례 영봉패를 당한 것을 시작으로 최근 3연패를 포함해 10경기에서 겨우 3승 밖에 거두지 못하고 있다. 이같은 부진의 원인이 어느 특정 파트의 문제에 있지 않다는 점이 더 심각하다. 마운드와 타선, 주루플레이, 수비 등 대부분의 측면에서 다른 팀을 전혀 압도하지 못하고 있다. KIA 선동열 감독은 6월 들어 두 차례나 코칭스태프 일부를 개편하고, 선수 엔트리를 수시로 조정하면서 타개책을 찾으려 하고 있지만 뾰족한 해법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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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로 인해 선수들 역시 크게 위축된 분위기다. 지난 13일 목동 넥센전을 앞둔 KIA 선수단의 표정은 무겁기만 했다. 마침 전날 0대13으로 크게 진데다가 이날은 이건열 1군 타격코치와 백인호 1군 주루코치가 2군으로 내려가고, 이순철 수석코치가 타격코치를 겸임하게 된 날이다. 에이스 윤석민 역시 오른쪽 팔꿈치 충돌증후군 증세로 1군 엔트리에서 빠졌다. 여러모로 어수선하고 침체된 분위기가 짙을 수 밖에 없었다.

보통 이런 어두운 분위기를 다잡을 수 있는 것은 팀의 리더나 고참 선배들이다. KIA에서는 투수조의 경우 서재응, 야수 중에서는 포수 김상훈이 그런 역할을 해왔다. 그런데 하필 김상훈은 지난 4일 2군으로 내려간 상태. 야수조의 리더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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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자 최희섭이 두 팔을 걷어붙였다. 더 이상 침묵하고 있을 수 없어서다. 후배들도 은연중에 그런 최희섭에 기대는 모습이 보인다. 지난 2일 팀내에서 유일하게 머리를 짧게 자르고 심기일전하려는 의지를 보였던 최희섭은 이제 팀 분위기 개선을 위해 앞장서겠다는 뜻을 밝히고 있다.

지난 13일 넥센전을 앞둔 최희섭은 "이런 침체 분위기를 바꿀 방법은 별 다른게 없다. 타석에서 딱 한 번만 확 터져주면 된다. 말보다는 그게 낫다"면서 "오늘부터는 내가 그 역할을 한 번 해보겠다"고 다짐했다. 실제로 최희섭은 이날 3타수 2안타에 2볼넷으로 제 몫을 다 했다. 안타 2개는 모두 2루타였는데, 첫 번째 2루타는 최희섭이 적극적인 베이스러닝과 몸을 사리지 않는 슬라이딩으로 만들어낸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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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희섭이 그런 의지를 드러내자 후배들도 그 주위에 몰린다. 안치홍과 김선빈 등은 경기 전 최희섭과 한참 이야기를 나누는 한편, 어깨를 치고 주먹을 쥐어보이며 서로의 파이팅을 북돋아주는 모습을 보였다. 최희섭을 중심으로 팀이 조금씩 응집하고 있는 것이다.

그간 최희섭은 앞에서 나서기 보다는 뒤에 서서 묵묵히 제 역할을 하는 것에만 집중해왔다. 그럴만도 한 것이 올해 초 팀 훈련 이탈과 트레이드 요청 등으로 파문을 일으키면서 선수단의 융화에 불협화음을 일으켰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희섭도 어엿한 고참급 프랜차이즈 스타다. 짧은 기간이지만, 주장을 맡은 적도 있었다. 팀에 복귀한 후에는 선수단을 향해 잘못을 정중히 사과했고, 이후 그 누구보다 열심히 훈련을 하며 팀에 기여해왔다. 이런 모습에 동료들도 다시 마음을 활짝 열며 '빅초이'의 커다란 등에 기대어린 시선을 보내고 있다. 서서히 나타나는 최희섭의 리더십이 KIA를 변화시킬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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