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생을 마감한 신인배우 정아율이 평소 지인들에게 생활고를 호소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고 정아율은 13일 오후 서울 강남의 자택에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사건을 담당한 서울 강남경찰서 형사팀은 타살 흔적이나 외부 침입 흔적이 없는 것 등을 이유로 사인을 자살로 결론 내렸다.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14일 서울의료원에 차려진 고인의 빈소에선 유족들의 비통한 울음소리가 새어나왔다. 유족들은 "정아율이 평소에 우울증을 앓지 않았는데 왜 다들 우울증으로 몰아가느냐"며 원통해했다. 사인이 우울증이란 보도들로 인해 고인의 마지막 가는 길이 불명예스러워질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였다.
정아율은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에 "세상의 무게감이 너무 크게 느껴지고 혼자 감당해야 한다는 엄청난 공포가 밀려온다"라는 등 괴로운 심정을 나타내는 글을 종종 올렸다. 때문에 경찰에선 고인의 자살 원인에 대해 우울증에 무게를 두기도 했다.
평소 고인과 가까이 지냈던 지인들과 소속사 관계자들도 "정아율이 늦은 나이에 연기자 생활을 시작해 심적으로 힘들어하고 이따금씩 불면증으로 수면제를 복용하긴 했지만 우울증 증세는 보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리고 "신인배우로서 풍족하지 않은 수입 때문에 경제적 어려움을 호소하곤 했는데 생활고로 인한 스트레스가 꽤 심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정아율은 최근 KBS2 아침드라마 '사랑아 사랑아'를 통해 연기자로 데뷔했다. 공익광고에도 출연해 얼굴을 알렸다. 하지만 KBS 새노조 파업의 여파로 출연계약이 지연되면서 출연료 지급이 되지 않았고, 광고 출연료도 방송 2~3개월 후에 지급되는 업계 관행상 아직 받지 못한 상황이었다. 그래서 소속사에서 일부 금전적 도움을 주기도 했다. 한 지인은 "정아율이 경제적 어려움과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털어놓곤 했지만 자살의 징후는 전혀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충격이 더 크다"고 말했다.
정아율이 평소와 달리 갑자기 연락이 닿지 않은 점을 의아하게 여긴 지인들이 13일 오후 정아율의 자택을 찾아갔고 목을 매 숨져 있는 고인을 발견했다. 지인들과 소속사 관계자들이 급히 정아율을 병원으로 옮겼으나 정아율은 끝내 숨을 거뒀다. 비보를 접한 유족들은 14일 새벽 포항에서 서울로 올라왔다.
스물다섯 짧은 생을 마감한 정아율은 15일 영면에 든다. 서울 근교의 화장장에서 화장된 뒤 고향인 포항이나 김해 인근에 안치될 예정이다.
김표향 기자 suza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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