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는 추억의 장면일 뿐입니다."
두산 톱타자는 요즘 최주환이 맡고 있다. 이종욱 정수빈 오재원 고영민 등 기존 1번 타자들이 부진과 부상 등으로 제대로 활약을 펼치지 못하는 틈을 타 최주환이 혜성처럼 등장해 주전 톱타자로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최주환은 14일 부산 롯데전까지 올시즌 8경기에서 톱타자로 선발 출전했다. 이날 롯데전에서는 2회 진명호로부터 우월 그랜드슬램을 터뜨리는 등 4타수 3안타 4타점의 맹타를 휘둘렀다. 1군 첫 홈런을 만루 아치로 장식했으니 그 감흥이 쉽게 가시지는 않았을 듯하다.
삼성과의 경기를 앞둔 15일 잠실구장. 최주환은 타격 훈련을 마치고 덕아웃으로 들어오면서 취재진의 질문을 기다렸다는 듯 "어제는 홈런을 치는 순간 넘어갈 거라고 확신했다. 치자 마자 나도 모르게 손을 번쩍 들었다. 짜릿했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데뷔 7년만에 터뜨린 1군 첫 홈런. 최주환은 홈런공을 돌려받고 싶었다. 최주환의 데뷔 첫 홈런공은 어디 있을까. 다행히도 현재 지인이 보관하고 있단다.
사연은 이렇다. 최주환의 홈런 타구는 사직구장 외야석 중단에 떨어져 한 남성 팬의 손에 들어갔다. 그런데 마침 옆 좌석에 최주환의 친구 숙모가 경기를 관전하고 있었다. TV로 이 광경을 본 친구는 숙모에게 전화를 걸어 최주환의 홈런공을 찾아달라고 했단다. 숙모는 홈런공을 잡은 팬에게 사정을 이야기하고, 롯데 기념품을 주고 홈런공을 받는데 성공했다. 현재 공은 숙모가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최주환은 "나중에 친구한테 받기로 했다"며 싱글벙글 웃었다.
최주환은 덩치가 작고 발이 빠른 전형적인 톱타자 스타일이지만, 홈런과 거리가 먼 타자는 아니다. 지난 2010년 상무에서 뛸 때 2군 북부리그 홈런, 타격, 득점 등 공격 6관왕에 올랐던 화려한 경력을 자랑한다. 그해 2군서 타율 3할8푼2리, 24홈런, 97타점을 기록했다.
최주환은 "홈런은 친다고 해서 나오는게 아니다. 그때는 시즌 후반에 타이틀을 의식해 타율을 버리고 홈런을 치기로 작정하고 친 것이다. 그저 추억의 장면일 뿐"이라며 "나는 교타자다. 홈런이 나오면 나오는 것이고 신경쓰지 않는다"며 웃음을 지어 보였다.
잠실=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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