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공격이 특유의 응집력과 기동력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두산은 19일 잠실 넥센전에서 선발 니퍼트의 호투 속에 10안타를 몰아치며 4대3의 역전승을 거뒀다. 치열한 순위 다툼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강호 넥센과의 3연전 첫 경기를 잡아내며 선두권 진입의 발판을 마련했다. 두산은 1-3으로 뒤지고 있던 6회말 안타 4개를 집중시켜며 3득점, 전세를 뒤집었다. 6회 2사 2루서 터진 최주환의 우월 2루타가 결승타가 됐다.
최주환이 톱타자로 나선 이후 무미건조했던 두산 공격 색깔이 확 달라졌다는 평가다. 이날도 최주환은 3타수 2안타 1타점 1볼넷을 기록하며 공격 선봉 역할을 확실하게 했다. 톱타자 최주환의 팀공헌도는 기록으로도 잘 나타난다. 최주환은 지난 1일 대구 삼성전부터 톱타자로 나서고 있다. 3일 대구 삼성전, 5~6일 잠실 SK전 등 3경기를 제외하고 12경기에서 1번 타순에 기용됐다. 12경기에서 최주환은 타율 3할8푼5리(39타수 15안타), 출루율 4할5푼5리, 1홈런, 6타점, 8득점을 기록했다. 특히 14일 부산 롯데전부터 5경기 연속 멀티히트를 작렬했다. 두산은 최근 6경기서 5승1패를 올렸다.
게임을 치를수록 경기 감각과 노련미에 자신감까지 더해지고 있다. 시즌 시작부터 톱타자가 마땅치 않아 테이블 세터를 꾸리기 어려웠던 두산은 최주환이라는 확실한 카드를 발굴한 셈이다. 사실 두산은 최주환의 활약을 크게 기대하지 않았다. 전지훈련과 시범경기에서 최주환의 기량 성장을 확인하기는 했지만, 1군에서 주전으로 뛸 수 있는 여지는 굉장히 적었다. 고영민 오재원 이종욱 정수빈 등 발빠른 톱타자들이 즐비해 최주환이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어 보였다. 백업 요원으로 시즌 개막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기는 했지만, 2경기를 뛰고 난 후 2군으로 내려갔다.
최주환이 1군에 다시 오른 것은 지난달 30일. 이종욱이 부상으로 1군서 빠지고, 오재원 역시 발목 부상으로 고전하고 있던 상황에서 최주환에게 톱타자 역할이 주어졌다. 최주환이 완벽한 톱타자 감각을 뽐내고 있기 때문에 김진욱 감독도 현재로선 타순 조정을 할 생각이 없다.
최주환은 그리 널리 알려진 선수는 아니다. 일부 팬들은 신인급 정도로 오해를 하기도 하는데, 실은 팀내에서 간판 타자로 활약하고 있는 김현수와 입단 동기로 프로 7년차다. 지난 2006년 김현수는 신고 선수로 입단했고, 최주환은 신인 드래프트를 통해 2차 6라운드 46번으로 두산의 지명을 받았다. 그러나 둘의 처지는 1년 뒤 달라졌다. 김현수는 정확한 타격으로 팀의 간판타자로 성장했지만, 최주환은 1군 기회를 좀처럼 얻지 못하고 2군서 지내다 2010년 상무에 입대하게 됐다. 최주환이 급성장하게 된 것은 2010년 2군 북부리그 타격 6관왕에 오르면서부터다.
발이 빠르고 끈질긴 승부 근성에 공을 맞히는 능력까지 갖추면서 야구에 '눈'을 뜨게 됐다. 비교적 작은 체구(키 1m78)임에도 손목 힘이 뛰어나 장타를 곧잘 날리기도 한다.
두산은 김진욱 감독이 부임하면서 조금씩 세대 교체를 준비하고 있다. 최주환이 두산의 새 톱타자로 자신의 영역을 보란듯 넓혀 가고 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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