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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향남의 '정면승부론'과 선동열 감독의 미소

by 정현석 기자
프로야구 삼성과 KIA의 경기가 19일 대구 시민야구장에서 펼쳐졌다. 최향남이 5회 마운드에 올라 힘차게 투구를 하고 있다.대구=전준엽 기자 noodle@sportschossun.com/2012.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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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트를 빨리 나오게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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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베테랑 최향남은 패스트볼 승부의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도전의 삶을 살아온 그는 현재도 미스터리한 투수다. 불혹의 나이에 노장이 감당하기 오랜 공백. 포심 패스트볼 최고 시속은 140㎞에 불과하다. 하지만 그 '느린' 패스트볼은 그의 최고 무기다. 거침 없이 스트라이크존에 꽂아 넣는다. 불과 2군 3경기만에 1군 복귀. 불펜 등판 3경기서 3이닝 무실점이다. 필승조 합류가 머지 않았다.

최향남은 KIA 투수 중 유일하게 선동열 감독과 함께 동료로 뛰어본 투수. 최고령 현역 선수지만 마치 마음을 읽은 듯한 모범적 피칭으로 선 감독을 미소짓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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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 감독은 "투수가 설령 맞더라도 '내 공이 최고'라는 마음으로 자신있게 자기 공을 던질 수 있어야 한다"고 누차 강조한다. 자신 없게 비실비실 도망다니다 볼넷을 내주거나 볼카운트가 몰린 뒤 통타 당하는 모습을 가장 싫어한다.

최향남은 선 감독의 이러한 지론을 실전을 통해 몸으로 보여주는 투수다. 불같은 강속구가 없는데도 공격적이다. 3이닝 동안 11타자를 상대한 최향남이 던진 투구수는 단 33개. 타자 당 평균 3개다. 140㎞에도 못미치는 패스트볼로 정면승부에 들어가는 최향남은 과연 무모한 것일까. 결과만 놓고볼 때 현재까지는 성공적이다. 심지어 20일 대구 삼성전에서는 0-0이던 10회, 11회 박한이 최형우 이승엽 등 기라성같은 좌타자들을 공 8개로 범타 처리했다. 박한이 이승엽은 삼구 삼진이었다. 비결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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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향남은 "맞을 것 같은데 직구를 던지는 투수는 없다"고 설명한다. 안 맞을 자신이 있기 때문에 던진다는 이야기다. 그는 "스피드는 중요하지 않다. 트리플A 시절 한참 좋을 때도 140㎞ 초반이었다. 내 자신의 밸런스만 완전히 찾으면 직구로도 충분히 승부가 가능하다. 직구가 통해야 일찍 결과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최향남의 공격적 투구 성향은 모든 타자들이 안다. 따라서 이른 카운트에 공격을 시도하게 된다. 범타를 유도할 수 있다면 투구수를 최소화하는 경제적 투구의 선순환이 가능하다. 심지어 투구 템포도 빨라 집중력이 배가된 수비 도움도 기대할 수 있다. 좋은 밸런스에서 뿌리는 패스트볼은 회전이 많아 볼끝이 좋아진다. 스피드건에 찍히는 숫자는 빠르지 않아도 실제 배트를 내밀면 밀리기 일쑤다. 최향남이 중점을 두는 포인트다.

느린 패스트볼이 도움이 되는 경우도 있다. 슬라이더와 스피드 차이가 크지 않기 때문에 구분이 힘들다. 최향남의 슬라이더는 느리지 않다. 130㎞ 초반까지 나온다. 포심 패스트볼과 스피드 차이가 10㎞ 이내다. 타자들로서는 곤혹스러운 속도 차다. 선동열 감독의 투수론을 마운드 위에서 몸으로 설명하고 있는 백전노장 최향남. KIA 불펜에 미치는 직·간접적 시너지 효과가 대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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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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