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가 아니면 잇몸이다. 공포영화의 트렌드가 바뀌고 있다.
최근 몇 년간 개봉했던 공포영화는 흥행에서 큰 재미를 보지 못했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1998년 개봉한 '여고괴담'이 히트한 이후 공포영화가 정형화된 탓이 컸다. 지난 2009년까지 '여고괴담' 시리즈가 5편까지 나왔고, 다른 공포영화에서도 주로 나이 어린 여학생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패턴이 반복됐다.
뻔한 이야기가 되다 보니 공포영화는 일부 마니아층 사이에서만 각광 받는 장르가 돼 버렸다.
하지만 올해 들어 독특한 소재를 다룬 공포영화들이 하나, 둘 개봉하며 기대를 모으고 있다. 관객들에게 외면 당했던 공포영화가 '살 길'을 찾아 진화하고 있는 셈.
지난달 30일 개봉한 '미확인 동영상: 절대클릭금지'는 클릭하는 순간 죽음이 시작되는 저주 걸린 동영상을 소재로 다뤘다. 기계 문명에 대한 비판적인 내용을 담았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연출을 맡은 김태경 감독은 "빠르게 변화하는 기계 문명에 사람들이 속도를 못 맞추는 것 같은데 이런 내용을 담고 싶었다. 누구나 피해자나 가해자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또 오는 7월 12일 개봉하는 '두 개의 달'은 영문도 모른 채 낯선 집 지하실에서 깨어나게 된 세 남녀의 이야기를 그렸다. 비밀을 간직한 공포소설가 역의 박한별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등장인물들이 기억을 잃어버렸다는 설정 속에 미스터리한 스토리가 전개된다는 점이 눈에 띈다.
'두 개의 달'의 관계자는 "단순히 공포영화라기 보다는 스릴러 장르에 가까운 측면이 많이 있다. 주로 10대들에게 초점이 맞춰졌던 기존 공포영화와 달리 '두 개의 달'은 좀 더 높은 연령대의 관객들이 흥미롭게 볼 수 있는 영화다. 영화의 특성을 생각해 고민한 끝에 '미스터리 공포'라고 장르를 정했다"고 말했다.
강풀 작가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 '이웃사람'도 기대작이다. 이 영화는 스릴러 장르에 공포의 요소가 가미된 경우다. 살해당한 소녀와 연쇄살인범이 같은 빌라에 살고 있고, 이웃사람 중에 섞여 있는 살인범을 찾아내는 당사자들 또한 이웃사람이란 설정이다. "죽은 딸이 일주일째 집으로 돌아오고 있다"는 이야기의 시작이 섬뜩하다. 오는 7월 19일 개봉.
7월 26일 개봉하는 '무서운 이야기'는 언어장애를 가진 살인마에게 납치돼 생사의 기로에 놓인 여고생이 살아남기 위해 자신이 알고 있는 가장 무서운 이야기를 들려준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죽음을 앞두고 있는 극도의 공포 속에서 살기 위해 무서운 이야기를 해야만 한다는 상황이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외화 중엔 지난 14일 개봉한 '사다코 3D: 죽음의 동영상'이 대표작이다. 제목에서 잘 드러나듯 3D 기술을 통해 생생한 공포감을 전한다. 일본 최초의 3D 공포물로서 '링'의 원작자인 스즈키 코지의 미출간 소설 '에스'를 원작으로 했다. 지난 5월 일본 현지에서 개봉한 이 영화는 일본 공포영화로선 7년 만에 10억엔 이상의 현지 수익을 기록하면서 인기를 끌었다.
이밖에 오는 28일 개봉하는 '캐빈 인 더 우즈'는 인적이 드문 숲으로 여행을 떠난 5명의 친구들이 외딴 오두막에서 기이한 물건들로 가득 찬 지하실을 발견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렸다. 공포와 액션, SF, 스릴러 등 다양한 장르가 복합적으로 가미된 영화다.
정해욱 기자 amorr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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