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에서 만났다.
22일 광주구장에서 시작된 KIA-SK의 주말 3연전. KIA는 최근 살인적 원정 스케줄에서 반전의 계기를 마련하지 못했다. 몸과 마음이 지쳤다. 광주로 돌아온 선수단은 고참 김상훈의 제안으로 집단 삭발을 하며 분위기 쇄신에 나설 정도였다.
SK도 비상체제다. 불펜 핵심 좌완 듀오 박희수 정우람이 팔 통증으로 엔트리에서 빠졌다. 선발진이 오래 버텨야 한다. 후반 타이트한 박빙 상황을 안정되게 막아줄 투수가 없다. +8의 1위 SK와 -6의 7위 KIA. 처한 상황대로 위기 대처 방식은 극과극이었다.
한 템포 빠른 KIA의 필승의지
KIA는 기로에 섰다. SK전 이전까지 58경기를 소화한 시점. 반환점을 돌기 전에 반전의 계기 마련이 필요하다. 정 안될 경우 자칫 올시즌을 포기하고 리빌딩에 대한 결단을 내려야 할 상황. 타선 보강을 위해 트레이드를 통해 조영훈을 영입했다.
그런 면에서 22일 SK전은 중요했다. 한 템포 빠른 필승 전략이 동원됐다. 투수 교체가 빨랐고, 초반부터 번트작전이 나왔다. SK 불펜에 박희수 정우람이 없다는 사실도 다분히 고려된 운용이었다. 2실점한 선발 양현종을 3이닝만에 박경태로 교체했다. 필승 계투조 투입 시기도 한 템포 빨랐다. 불펜의 핵 박지훈을 6회 2사에 투입했고 컨디션이 썩 좋지 않자 마무리 한기주를 7회 1사후 조기 투입했다. 계속 성공적이었지만 막판 한기주 조기 선택이 결과적 패착이 됐다.
3-2로 역전에 성공한 5회 무사 2루에서 김원섭의 희생번트로 1사 3루를 만든 뒤 이범호의 땅볼로 4-2를 만들었다. 후반 이전에 반드시 리드를 유지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한 템포 늦춘 SK의 만만디 작전
SK 이만수 감독은 경기전 "박희수 정우람이 있을 때는 선발이 5이닝만 막아도 이길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성 준 코치를 통해 선발투수들에게 최대한 많은 이닝을 소화해야 한다고 전달했다. 외국인 투수도 마찬가지다. 그래야 이길 수 있다"고 말했다. 한계투구수까지 최대한 길게 끌고 가 불펜 의존을 최소화하겠다는 전략.
SK는 KIA와 반대로 한템포 느리게 움직였다. 선발 부시를 7회 1사후 2루타를 맞고서야 교체했다. 광주구장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 등 컨디션이 썩 좋지 않았지만 투구수는 결국 100개(103개)를 넘겼다. 이재영의 깜짝 호투로 예상 밖으로 손쉽게 경기를 마무리지을 수 있었다.
불펜이 불안한 만큼 공격에서도 가급적 넉넉한 초반 리드가 필요했다. 초반 작전을 통한 1점 내기보다는 대량 득점 가능성을 택했다. 2,3회 병살타 2개가 나왔지만 2-0으로 앞선 4회 무사 1루에 박정권에게 강공을 맡겼다가 3이닝 연속 병살타를 당하고 말았다. 전 타석에서 홈런을 친 타자였기에 번트보다는 대량 득점의 가능성에 베팅을 한 선택이었다.
광주=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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