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롯데 타선의 활력소는 단연 박준서(31)다.
그의 타격폼은 특이하다. 일단 타격하기 전 일정한 루틴(routine)이 있다. 오른손잡이지만 스위치 타자다.
2001년 SK에서 데뷔한 프로 12년차. 그러나 1군 경기는 많이 나가지 못했다. 가장 많이 활약한 시즌이 2004년 롯데에서 86경기를 출전한 것이다. 그 속에서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다. 그의 특이한 타격폼은 1군에 올라서기까지 노력했던 결과물이다.
4월에 장착한 그만의 주술
올 시즌 전 그는 많은 변화가 있었다. 일단 타격 스탠스다. 평범하게 다리를 벌리고 서던 예전과 달리 뒷발을 곧추 세운 채 타격을 한다. 스윙 시 공과 컨택트 지점을 짧게 해 효율적인 타격을 하기 위한 장치.
그리고 루틴이 생겼다. 영어로 규칙, 틀과 같은 뜻을 지닌 루틴은 '스포츠심리학에서 최대능력을 낼 수 있는 상태를 만들기 위해 선수들이 하는 습관'이다.
모든 스포츠에서 통용된다. 이치로가 대기 타격에 들어설 때마다 하는 일정한 스트레칭 동작이나 NBA에서 자유투를 쏘기 직전 항상 제이슨 키드(댈러스)가 림에 키스를 보내는 행동 등이 구체적인 예다.
박준서는 타격 시 테이크 백(배트를 뒤에서 잡아 힘을 모으는 동작)을 하기 전 배트를 돌린다. 보통 3번을 돌리지만, 어떨때는 4번을 돌릴 때도 있고, 1번에 그칠 때도 있다.
그는 "4월에 이런 습관이 생겼다. 투수가 공을 던지기 전 동작에 맞춰 하는 것이다. 마음이 편해지고, 타이밍이 자동적으로 맞춰진다"고 했다.
'왜 돌리는 횟수가 불규칙하냐'고 물었다. 그러자 그는 "투수들의 동작에 맞추는 것이다. 빠르게 투구하는 투수들에게는 1번, 느리게 하는 투수들에게는 4번을 돌린다"고 했다. 그는 시즌 초반 롯데 타선의 청량제 역할을 했다. 26경기에 나서 3할4푼4리, 2홈런, 5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 17일 목동 넥센전에서 홈 충돌로 왼쪽 가슴에 타박상을 입고 회복 중이다. 21일 인천 SK와의 경기 전 양승호 감독은 "이제 박준서도 우리 보호선수다. 부상이 낫는대로 출전시킬 것"이라고 했다.
너무나 가슴아팠던 '좌우놀이'
오른손 잡이인 그는 보기 드문 스위치 히터다. 사실 타격 시 오른쪽 타격의 밸런스가 더 좋다. 본인도 인정한다. 그는 "오른손잡이여서 그런지, 확실히 오른쪽 타석에 섰을 때 밸런스가 더 잘 잡힌다. 장타도 더 많이 나오는 것 같다"고 했다.
하지만 스위치 히터를 포기할 생각은 없다. 좌타자의 이점때문만은 아니다.
그는 2001년 SK에 입단해 잠시 좌타자 연습을 했다. 하지만 이듬해 롯데로 트레이드되면 다시 우타자로 전향했다.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2006년 스프링캠프에서 타격 연습을 하던 도중 왼손목이 크게 다쳤다. 수술을 해야 했다. 당시 롯데 김무관 타격코치의 권유로 좌타자 전향을 시도했다. 하지만 쉽지 않은 작업이었다. 특히 타이밍을 전혀 맞추지 못했다. 결국 손목이 좋아진 뒤 다시 오른쪽 타석에 들어섰다. 하지만 또 다시 손목이 아파오기 시작했다. 결국 2009년 또 다시 왼쪽 타석에 들어섰다.
두번째부터는 익숙해졌다. 곧잘 타이밍을 맞췄다. 다시 손목이 좋아졌고, 이제는 자유자재로 타석을 바꿀 수 있게 됐다.
포기하지 않는 근성과 뼈를 깎는 노력이 없었다면 쉽지 않은 일. 올해 들어 몸무게가 5㎏이나 빠졌다. 그는 "사실 풀타임을 뛴 경험이 없어 부담이 되나보다. 그래서 몸무게도 자연스럽게 빠지는 것 같다"고 웃었다.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 법이다. 그래서 올해 박준서가 기대된다.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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