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SK전을 앞둔 24일 광주구장. 경기 시작 1시간 전 전광판에 라인업이 떴다.
전날 9번으로 나섰던 SK 김강민의 이름이 3계단 상승한 6번에 배치돼 있었다. 취재진이 이만수 감독에게 '슬럼프인데도 타순이 쭉 올라갔네요'라고 묻는 순간 김강민이 훈련을 마치고 덕아웃으로 들어왔다.
이 감독은 한 손을 가리고 비밀 이야기하듯 "(KIA 선발) 앤서니한테 4타수3안타였다고 말 안할래"라며 장난스럽게 대답했다. 이어 "빗맞은 바가지 안타라도 좋으니 앤서니를 상대로 슬럼프에서 확 벗어났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김강민은 전날까지 극심한 타격 부진에 시달렸다. 7경기 24타석 무안타 행진. 주위에서 말 시키기 민망할 정도로 고민이 커지던 터. 이만수 감독조차 "침체돼 있는 것이 눈에 보이니 뭐라고 해줘야 할지 모르겠다"며 안타까워 했다.
통계는 슬럼프보다 강했다. 김강민은 첫 타석이던 2회 1사 1루에서 앤서니의 130㎞짜리 높은 변화구를 당겨 중월 2루타를 날렸다. 1루주자 이호준이 홈을 밟아 선취 타점까지 챙겼다. 8게임 25타석만에 터진 천금같은 안타.
김강민 본인은 물론 이만수 감독이 그토록 기다렸던 안타 한방. 슬럼프를 뛰어넘은 통계 야구의 승리였다.
광주=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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