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착하기만 해서는 안된다."
한화 외국인 투수 바티스타가 결국 중대기로에 섰다.
한화 구단 내부에서 외국인 선수 교체 가능성을 감지할 수 있는 이상 징후가 포착됐다.
한화 한대화 감독은 26일 부산 롯데전을 앞두고 이상군 운영팀장을 찾았다. 하지만 그는 보이지 않았다. 갑자기 팀의 경기일정에 동반하지 않은 것이다.
확인해보니 이 팀장은 석장현 과장과 함께 이날 미국으로 출국했다. 한화 구단은 이 팀장의 미국행 이유에 대해 통상적인 업무수행 차원이라며 외국인 선수 교체에는 무게를 두지 않았다.
보통 이맘때 내년 시즌을 대비해 외국인 선수 물색에 들어가는 등 연례행사라는 것이다.
이 팀장도 스포츠조선과의 국제전화 통화에서 "내년 스프링캠프 훈련지 등을 미리 섭외해둬야 하고 내년 시즌 외국인 선수 기용방안을 구상하기 위해 출장왔다"면서 "바티스타를 교체할 계획은 아직 없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시기와 상황이 애매하게 겹쳤다. 극심한 부진 때문에 지난 10일 2군으로 내려갔던 바티스타는 지난 24일 1군으로 복귀해 26일 현재 두 차례 등판을 했다.
2군에서 2경기 출전했을 때 12이닝 5안타 1볼넷 15탈삼진 1실점의 호투를 펼치며 기대가 컸지만 다시 1군으로 와서는 여전히 물음표다.
복귀 후 첫 출전인 24일 두산전(7대8 패)에서 구원 등판해 1이닝 3안타 1실점으로 제대로 구원 역할을 하지 못했다. 26일 롯데전(0대3 패)에서는 8회말 1사 1, 2루 상황서 마지막 투수로 나와 황재균에게 볼넷을 주며 만루 위기를 자초한 뒤 전준우와 신본기를 뜬공으로 잡고 힘겹게 위기 넘겼다.
그렇지 않아도 한화 고위 관계자는 바티스타가 2군으로 내려가 있을 때 "계속 이런식이면 퇴출시킬 수 밖에 없다"고 시사한 바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이 팀장이 미국으로 파견됨에 따라 바티스타에 대한 최종판단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대두되는 것이다.
이제 바티스타는 벼랑 끝에 섰다. 그렇다고 퇴출이 결정된 것은 아니다. 구단의 기대에 부응하면 기사회생이다. 방법이 없는 것도 아니다.
개인기량은 다른 팀들도 탐낼 정도로 별 문제가 안된다. '적'은 자기 내부에 있다. 착해빠진 순둥이가 아니라 '독한 남자'로 변신해야 한다.
문동환 불펜코치는 "바티스타가 2군에 다녀와서 심리적으로 크게 안정됐다"면서 "여기에 좀 과격해도 좋으니 승부에서 더 독해졌으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문 코치 뿐만 아니라 항상 동고동락하는 허승필 통역담당에 따르면 바티스타는 외국인 선수라 믿기지 않을 정도로 너무 착하다. 하지만 심성이 너무 여린 나머지 조금만 만족스럽지 못한 피칭을 하면 스스로 자책감에 빠져들고 만다.
문 코치는 "지난 일은 빨리 잊어버리도록 일부러 많은 대화를 나누고 마인드 컨트롤 기법을 조언하는 게 현재로선 최선"이라고 말했다.
중대기로에 선 바티스타가 어떤 운명을 개척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부산=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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