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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궁 오진혁 이성진 임동현이 말하는 올림픽의 한

by 이건 기자
양궁선수단이 활시위를 당기고 있다. 태릉=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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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양궁은 세계최강이다. 1972년 뮌헨올림픽에서 올림픽종목이 된 후 금메달 16개, 은메달 9개, 동메달 5개를 따냈다. 가장 많은 메달을 따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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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한국의 모든 양궁 선수들이 올림픽 금메달의 영광을 맛본 것은 아니다. 경쟁이 치열하다. 올림픽 금메달보다 국내선발전 통과가 더 어렵다고 할 정도다. 각 선수들마다 올림픽에 애환이 서려있다. 이번 런던올림픽에 나서는 남녀 궁사들도 마찬가지다. 27일 서울 태릉선수촌 양궁장에서 열린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올림픽과 특별한 인연이 있는 3명의 이야기를 들었다.

첫 올림픽 오진혁, 정신차려보니 벌써 30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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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진혁은 최강이었다. 1998년 주니어세계선수권대회에서 개인과 단체를 제패했다. 고등학교 3학년때인 1999년 국가대표가 됐다. 승승장구했다. 교만했다. 당연히 갈 줄 알았던 2000년 시드니올림픽 진출에 실패했다. 2000년 종별선수권대회에서는 꼴찌를 했다. 그만두려는 생각도 있었다. 마음을 정리하고 군입대를 선택했다. 상무에서 현재 대표팀 감독인 장영술 감독을 만났다. 다시 시작하기로 했다. 하위권에서 중위권으로 올라오는데 2년이 걸렸다. 오진혁은 "정신을 차리고보니 벌써 선수 생활도 반을 넘겼더라. 다시 시작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다시 시작했다. 오진혁은 활쏘는 자세가 정석이 아니다. 자신만의 스타일이 있다. 이 때문에 더 피나는 연습을 했다. 2007년 다시 국가대표팀에 뽑혔다. 하지만 2008년 베이징올림픽 선발전에서는 탈락했다.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에서 단체전 금메달을 따냈다. 아쉬움을 채울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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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진혁과 임동현. 태릉=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

이번 올림픽선발전은 특별했다. 단 한번도 올림픽에 나서지 못했던 한을 풀고 싶었다. 올림픽출전을 확정지었을 때 그동안의 고생이 주마등처럼 지나갔다. 다시 한번 마음을 다잡았다. 이제는 올림픽 금메달을 꿈꾼다. 특히 남자양궁은 개인전에서 금메달이 없다. 한국 양궁사상 첫 남자 금메달리스트을 꿈꾼다. 오진혁은 "최선을 다했다. 개인전 금메달은 '내'가 아닌 '우리'가 딴다고 생각한다. 남은 기간 마무리 잘하겠다"고 했다.

8년만에 나서는 이성진, 이제 독한 마음밖에 없다

이성진. 태릉=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

2004년 아테네올림픽. 열아홉살 이성진은 얼떨떨했다. 두 살 언니인 박성현, 윤미진을 따라 활을 쏘았다. 단체전은 금이었다. 개인전에 나섰다. 결승까지 올랐다. 욕심을 냈다. 하지만 박성현에게 지며 은메달에 그쳤다. 아쉬움이 컸지만 마음을 다잡았다. 2008년 베이징대회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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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가 터졌다. 2007년말 오른쪽 어깨를 다쳤다. 활을 쥘 수도 없었다. 눈물을 머금고 수술대에 올랐다. 동료 선수들이 베이징에서 경기하는 모습을 볼 수 없었다. 보다가 말다가 했다. 한번 나온 대표팀은 다시 들어가기가 너무 힘들었다. 마지막 순간 미끄러졌다. 독한 마음을 품었다. 배수진을 쳤다. 이번에 떨어지면 '결단'을 내리겠다는 생각도 했다. 그만큼 절실했다.

2004년 아테네 이후 8년만에 나서는 올림픽이다. 주위의 큰 기대가 부담스럽다. 다시 독하게 마음을 먹었다. 8년 만의 기회를 놓칠 수 없었다.

임동현, 세번째 올림픽 못가는 선수들 몫까지 쏜다

임동현은 신궁이라는 말을 들었다. 2004년 아테네와 2008년 베이징에서 단체전 금메달을 따냈다. 이번이 3번째 올림픽이다. 사실 기대하지 않았다. 2010년 말 광대 관절과 눈 사이에 종양이 발견됐다. 지난해 2월 수술을 받았다. 이어 올림픽 선발전에 나섰다. 준비를 많이 하지 못했다. 부담없이 활시위를 당겼다. 결과는 올림픽선발전 1위. 세번째 올림픽 출전이었다.

준비가 많지 않았기에 더욱 미안했다. 소속팀 동료 김우진을 비롯해 함께 대표선발전에서 경쟁했던 선수들이 눈에 밟혔다. 그들을 위해 활시위를 당기겠다는 마음을 품었다. 임동현은 "개인전 금메달을 따내면 이번에 못가는 선수들을 위한 위로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고 했다.


태릉=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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